[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진희 기자] 지방 미분양주택을 구입한 뒤 팔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제도가 14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부도 위기에 내몰린 중견 건설사의 자금 수혈을 돕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
건설사들은 이번 조치에 기본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주택시장 거래 및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 20% 초과 인하하면 양도세 100% 감면
지방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세부사항을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지난 2월11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공포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취득할 경우 분양가 인하율에 비례해 양도세를 60~100% 감면받을 수 있다.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 수준이 10% 이하일 경우 양도세는 60%를 감면받는다. 10~20%일 경우 80% 감면, 20% 초과일 경우 양도세 전액을 감면받게 된다.
감면대상은 ▲주택건설사업자가 공급하는 주택 ▲시공자가 공사대금으로 취득하는 주택 ▲대한주택보증이 공급하는 환매조건부 주택 ▲미분양주택 리츠.펀드가 공급하는 주택 ▲신탁회사가 자산유동화 방식에 따라 공급하는 주택이다.
정부는 또 민간 미분양주택 투자상품에 대한 세제지원을 신설해 미분양주택 리츠·펀드, 자산유동화방식에 따라 신탁회사가 보유하는 지방 미분양주택 양도 시 발생하는 법인세 추가과세(30%)를 면제받도록 하고 보유시 발생하는 종부세를 비과세할 계획이다.
또 지방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받는 경우 양도세 감면분에 대한 농특세(감면세액의 20%)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건설사 긴급 수혈 왜?
정부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 등의 카드를 꺼낸 것은 건설사 부실이 국가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82조원 가량이다. 건설사가 쓰러지면 금융권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최근 풍성주택의 부도 후 중견 주택업체 중 PF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처리되는 사례가 더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미 호남 대표 건설사인 남양건설과 금광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지역 주택전문업체들의 경영위험이 크게 부각돼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금융권의 신용평가를 통해 추가 퇴출되는 업체들이 나올 것이란 지적들이 구체적인 리스트와 함께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긴 힘들다"
건설업계는 2월11일 이후 미분양 주택 판매가 급감했다며 법개정이 실제 효력을 미치기 시작하면 가계약한 수요자들이 본계약을 하며 미분양 소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가계약 수요자들이 대기 중"이라며 "하지만 분양가 인하 폭을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한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양가 인하를 결정한 경우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도 우려된다"면서 "가격인하를 통한 양도세 감면 혜택 폭을 얼마로 정해야 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양도세 감면 조치가 당장 시장 및 지방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 대다수가 최근 분양시장에 침체를 겪고 있는 대형 평형대이기 때문이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형대 미분양 물량은 이미 지난해 양도세 감면혜택과 건설사 판촉효과로 많이 팔렸다"며 "미분양 전체 물량중 24평형 이하는 5% 내외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중대형이라 양도세 면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도 "예전에도 적용했던 양도세 감면, 기업들의 분양 할인은 이제 한시적인 방법일 뿐"이라며 "지방은 개발 계획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등 호재들이 생기고 주택시장 자체가 살아야지 지방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이은정 기자 mybang21@
오진희 기자 valer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