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양낙규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천안함 침몰 사태로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천안함 사태를 협의하는 한편 앞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북한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 주석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자리를 빌어 천안호(천안함) 침몰 사고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와 위문의 뜻을 표한다"며 먼저 천안함 이야기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5000만 한국 국민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위로의 뜻을 한국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아주 신중하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현재까지 내부폭발이 아닌 비접촉 외부폭발로 추정된다'는 1차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이어 "조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중국측에 사전에 알리겠다"며 중국 정부의 깊은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후 주석은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대해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양국 정상의 대화는 천안함 사태해결을 위한 한국과 중국간의 공식협의를 시작하는 첫 단추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 중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고, 이달말에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천안함 사태 해결을 위해 양국간의 협의와 협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이 만나 천안함에 대한 공조 의지를 보임에 따라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방중을 서둘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천안함 사고원인 조사가 진행될수록 북한의 개입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가해자에게 응분의 대가를 묻는 행동을 취할 경우 북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과 만나 중국의 경제원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내 식량난의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이 중단위기에 놓이면서 외화벌이 창구가 축소됐다. 한국 정부에 요청한 옥수수 1만t 지원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신의주 일대의 공단조성, 나선항 개방 등 북·중 국경지대의 경제협력 문제를 논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외자 유치 창구로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고, 지난달 8일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전일춘 39호실장이 베이징을 5박6일간 방문한 것도 김 위원장 방중에 앞서 중국 측과 경제협력 관련 의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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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의 동행 여부도 관심사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이후 후계문제와 관련해 행보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중에서 후계문제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암묵적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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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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