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실적발표=주가하락'이라는 징크스가 깨졌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1분기 실적 발표 후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까지 끌어올린 것.
30일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91% 오른 84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 주문이 몰렸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때마다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실적 발표 전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꿈의 주가'인 100만원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실적이 임박해오거나 실적을 발표한 후에는 조정을 받아 왔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날 0.27%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치며 이후 72만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며, 4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사상 최대치의 기록 달성의 쾌거로 1월19일 장중 85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후 일주일간 84만원대 후반에서 좁은 폭의 움직임을 보인 뒤 70만원대까지 조정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 방안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며 부도 우려가 가시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몰려들었고, 이날 호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등 IT주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31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전기전자업종에서만 1543억원을 사들였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오르자 삼성SDI(6.05%) 삼성전기(3.28%) LG이노텍(4.85%) LG디스플레이(3.46%) 하이닉스(2.53%) 등도 올랐고, 이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174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엔 다르다"며 삼성전자를 다시 봐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있었어 주가가 정지상태에 있었는데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이번 기회에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95만원까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팀장도 "특히 1분기 휴대폰 마진율이 좋게 나왔다"며 "스마트폰 분야에서 대응이 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일반폰의 성장성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일반폰의 절대적 물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조금 부진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기준으로 매출 34조6000억원, 영업이익 4조4100억원, 순이익 3조9900억원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수치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메모리 시황 호조 지속, 견조한 LCD(액정표시장치) 수요 및 휴대폰·TV 등 주력 세트 제품의 판매량 증대에 힘입어 1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한 1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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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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