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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의 이효리' 김영임, "15년 동안 '효' 공연, 나한테도 행복"


[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김영임은 국악계의 이효리다. 국악 뿐만 아니라 젊을 때는 연기도 하고 노래도 했다.


1970년대 당시 김영임은 KBS 역사드라마 '맥'과 MBC '내 강산 우리노래'에 출연, 국악인 이외에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드라마가 대박은 아니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그녀는 드라마 몇 편에 출연한 것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기획사들간의 경쟁도 치열했다. 경쟁 때문인지 '몸값'도 상당히 올랐다. 하지만 어느 기획사도 김영임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녀는 이미 '소리'에 매료돼, 국악인의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임은 국악 이외의 활동에 대해 민요를 알리고 판소리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다양한 경험은 반드시 국악을 하는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 가락이 좋아서 배우, 가수 제의가 왔어도 안 했어요. 우리 소리가 너무 좋았거든요. 구성진 가락에 맞춰서 '소리' 한 자락하다보면 시름도 잊는 것 같았어요. 특히 경기민요는 우리의 얼과 한이 서려 있어서 더욱 친근한 느낌이죠"


그녀는 하루라도 연습을 거르는 법이 없다.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이 국악인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바쁠 때는 나름의 방법으로 연습에 임했다. 산에 오르면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그녀의 입에서는 여지없이 판소리 한대목이 흘러나왔다. 이런 그녀가 또 하나 거르지 않는 것은 매년 '효' 관련 공연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15년 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효' 공연은 '김영임의 소리''김영임이 바치는 효''효 콘서트' 등의 타이틀을 달고 매년 전국 투어를 이어왔다. 수년 전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에서 열린 7일 공연 전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이는 관객들의 관심과 성원이 없다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결과다.


"공연 문화도 달라지는 것을 느껴요. 제가 처음 '효' 공연할 때는 자식이 티켓을 구입하고, 공연 후에는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식사하러 가는 문화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젊은 아이들과 부모와 함께 공연을 보고 즐겨요. 나이가 어려도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오히려 공연을 보고나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2시간 30분 동안 공연하면 힘들지만 그들의 응원과 격려 때문에 힘이 나요"



김영임은 재미교포 2세가 그녀의 '소리'를 듣고 반했다는 일화도 꺼냈다.


"재미교포래요. 수 십 년동안 미국에서 거주하다가 자식이 자라서 한국을 처음 보여주기 위해서 방문했대요. 어떤 것을 보여주면 한국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 공연을 보여줬다는거에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한번 공연을 보고 반해서 지금은 국악 예찬론자가 다 됐다는 말이 있어요"


그녀의 공연은 어떻게 꾸며질까. 2시간 30분의 공연에는 판소리 뿐만 아니라 악극, 굿, 드라마틱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꽹과리도 치고 무용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문화 예술의 모든 것을 공연에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효' 공연을 통해서 국악이 지루하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트려주고 있다.


작은 체구의 김영임의 파워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김영임은 공연장 전체를 사용한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물론 뒷자리에 앉은 사람까지 그녀의 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래를 부르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소리는 단지 내지르는 것이 아니라,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철학도 갖고 있다.


"젊었을 때는 선생님이 가르쳐준 부분과 똑같이 하려고 기교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아이를 키우다보니까 '한'이 뭔지 알게 됐죠. 그런 '한' 때문에 사람들은 제 공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공연하면서 너무 힘들고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있거든요"


김영임은 이번 공연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10년 전부터 함께 해오던 스태프와 이번 공연도 진행하기 때문. 스태프들은 김영임의 손짓, 행동, 말 한마디에 한 몸처럼 움직이며 찰떡 궁합을 과시한다. 김영임은 200여명의 스태프를 호령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김영임은 후학을 기르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정한 국악인은 선천적인 끼와 재능도 중요하지만 후천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녀는 '제2의 김영임'이 많이 나와서 국악을 뒷받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힘들지만 대학에도 출강하고, 소리문화연구소를 꾸려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개성이 있는 소리꾼도 나와야 하지만, 국가에서도 정책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고 봐요. 저희는 후배들을 키우고, 국가에서는 이들이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마련해주는거죠. 대학에도 국악과도 많이 신설됐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나올 수 있겠죠? 국악과 김영임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15년 동안 꾸준히 해와던 김영임의 '효' 대공연은 오는 7-8일 양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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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tarophin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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