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외환당국의 올해 첫 공식 구두개입에 유럽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일 당국의 공격적인 개입으로 장중 10원 넘게 급등했던 환율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추락 파장까지 겹치면서 이날 개장초 1123원까지 치솟았다.
이틀전 연저점(1102.6원)으로 추락하며 1100원선 붕괴가 초읽기에 몰렸던 것에 비하면 180도 달라진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최중경 경제수석,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부임한 첫 달인 만큼 이번 개입을 수출 방어를 위한 환율 하락을 제어하겠다는 당국 스탠스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우선 당국의 절묘한 개입 타이밍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일 증시약세, 스왑포인트 급락 등으로 숏 심리가 한숨 돌리는 찰나에 10억불 이상의 실개입을 동반한 구두 개입이 나오면서 환율은 순식간에 10원 넘게 급등했다.
시장 심리를 적절히 활용한 개입 효과는 강력했다. 외환딜러들은 환율 1107원부터 1109원 사이는 매도호가 공백이 일어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종전에 시장 흐름을 어느정도 용인하던 당국의 개입 패턴이 단번에 레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바뀐 점이다. 순식간에 오퍼를 뜯고 올라가면서 환율 레벨을 올려놓는 방식이 당국의 개입 패턴 변화를 실감케 했다.
외환당국은 국내 펀더멘털상 원화 절상폭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무역 및 경상수지 호조, 견조한 증시 및 채권시장 등을 감안해 원화 절상을 용인해 왔지만 역외투자자들의 오버슈팅으로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밀리는 것은 제어하겠다는 소신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향후 지속적인 개입으로 1100원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은 지난해 10월 1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1170원대를 유지시킨 이후 1년만에 처음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이 1100원선을 강하게 막겠다는 강한 시그널을 준 만큼 개입경계감이 탄탄하다"며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효력을 발휘할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이같은 환율 레벨 방어가 한계를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올해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당장 5월초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위안화 절상 기대감, WGBI편입 가능성 등 굵직한 하락 재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한 외환딜러는 "국내 펀더멘털이 좋고 5월초 삼성생명 IPO에 위안화 절상까지 나오면 하락재료가 많아 일정부분 희석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다만 아시아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감안하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까지 갈 경우 정부가 금리 인상보다 환율 하락 쪽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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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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