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다음주 삼성생명 기업공개(IPO)가 원·달러 환율의 대형 하락 재료로 떠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기대감만 아니면 삼성생명 재료가 환율 하락을 가중시키는 올해 마지막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위안화 절상을 제외하면 삼성생명 IPO가 올해 외환당국이 저점을 방어할 마지막 하락 재료가 될 것으로 본다"며 "삼성 생명 관련 외국인 물량이 처리되면 각국의 출구전략 이슈가 부각되면서 당분간 환율 하락 압력을 가할 재료가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삼성생명 관련 물량이 환율 1100원선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는 만큼 하락 심리가 견고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삼성생명 IPO를 통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관련 환전 수요가 유입될 경우 1100원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외환당국이 환율 레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추가 하락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17억불~18억불, 전액 안들어와도 만만찮은 물량 부담
일단 삼성생명 IPO관련 자금이 최대 17억불~18억불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이 전액 서울외환시장으로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물량이 주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총 공모금액은 4조8881억원, 총 공모물량은 4443만7420주로 이중 40%가 외국인 투자자에 배정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내달 3일~4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외환시장에서는 삼성생명 IPO를 앞두고 외국인 환전 수요가 미리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이에 주목하고 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오는 5월3일부터 7일까지가 가장 외국인 자금 유입 부담이 큰 시기가 될 것"이라며 "환율 1100원이 깨질 가능성이 다분해 외국인이 미리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고점에 환전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외은지점 외환딜러는 "삼성생명 IPO관련 물량으로 추정되는 외인 환전 수요가 지난주부터 NDF시장 등을 통해 조금씩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약 30% 정도는 벌써 환헤지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의 경우 이미 국내로 유입된 원화 계정이 많은데다 일주일 넘게 분할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기존 주식을 팔고 삼성생명으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큰 물량 배정을 예상하고 미리 환전하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어 4일~5일 정도 나눠서 들어온다면 하루 4억불 정도의 부담에 그칠 것"이라며 "환시 충격 완화 조치의 필요성이 있다면 하겠지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 올해 저점 방어할 마지막 재료일 수도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생명 재료가 외환당국이 저점 방어선을 구축할 마지막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절상이 언제 이뤄질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생명 IPO 관련한 환율 하락속도를 얼마나 조절하느냐에 따라 올해 환율 저점이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삼성생명 IPO 관련 물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올해 연말 환율이 어느 정도 레벨이 될지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며 "환율 1000원선이 무너질 경우 지지선 없이 프리폴(자유 낙하)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숏 심리를 제어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으로는 삼성생명 IPO를 기점으로 외국인 주식자금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투기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펀더멘털 개선, 실수요로 인한 환율 하락인 만큼 추세를 억지로 거스르기도 쉽지 않아 속도 조절이 1000원선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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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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