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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MBC 'PD수첩'이 이른바 '스폰서 검사'에 대한 제보를 직접 취재해 폭로함에 따라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이 예고된다.
'PD수첩'은 20일 밤 전·현직 검사 100여명에게 수십년간 향응과 접대, 촌지를 제공했다는 부산지역 건설업자 A씨의 주장을 내보내며 이 사실과 관련한 취재 내용을 자세히 공개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경남 일대 대형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A사장에게서 현직 검사장 2명을 포함한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을 받았다"며 "1984년부터 2009년까지 A씨가 향응을 제공한 검사의 실명과 구체적인 접대 날짜, 참석자가 기록돼 있다"고 폭로했다.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고 홍두식이라는 가명으로 소개된 A씨는 이날 방송에서 "검사들에게 술을 사고, 성 접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기적인 현금 상납과 명절 때마다 선물을 전달하는 것도 내 몫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가 향응에 사용한 수표 번호까지 기록한 수첩의 일부분도 공개됐다.
선임 PD인 최승호 PD는 문건에 올라 있는 일부 검사들과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대부분은 접대, 향응, 뇌물수수 등에 대해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두 현직 검사의 실명과 얼굴 사진이 공개됐고, A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일부 전화통화 내용도 그대로 전파를 타 법적분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최 PD의 취재에 응한 검사들은 대체로 강경하게 반박했다. 실명이 거론된 현직 검사장 중 한 명은 최PD가 지적한 내용에 대해 부인하며 "뻥긋해서 쓸데 없는 게 (방송에) 나가면 내가 형사적인 조치도 할 것이고 다음에 민사적으로 다 조치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너 저기 무슨 PD야? PD가 검사한테 전화해서 왜 확인을 하는데"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또 "A씨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라며 A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제작진은 "'검사윤리강령'에 '검사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추고 검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돼 있지만 홍 사장의 향응을 일부 시인한 검사들은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기고 있었다"며 검사들의 도덕불감증을 꼬집었다.
이날 방송 후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작진을 응원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시청자들의 응원 글은 20일 방송 직후부터 21일 오전까지 2000개를 넘어섰다.
"비리 검사의 오만과 파렴치함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 "정말로 가슴이 후련하다" "'PD수첩'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검찰 스폰서 비리에 대한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이었다" "검찰의 비리가 뿌리 뽑히는 그날까지 힘내달라" 등의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한편 부산지검은 20일 방송된 MBC 'PD수첩' 내용에 대해 21일 "가명으로 처리된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을 나열한 것으로 명예훼손행위에 해당한다"며 법적대응을 예고해 추후 결과에 따라 사회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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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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