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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이경규의 '체온',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따뜻해졌다. 부드러워졌다. 사람들을 끌어안는다. 소통한다..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가 달라졌다. 어느덧 방송 30년을 맞은 그가 우리가 알던 사람이 아닌 '다른 이경규'가 되어가고 있다. 그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인근 식당에서 만난 이경규는 늦은 저녁을 들면서, 생맥주를 마시면서, 기자의 인터뷰에 답하면서 자주 되물었다.


"제가 좀 변한 것같습니까? 좀 부드러워졌습니까?"

■ 형님이 따뜻해졌다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방송될 36번째 도전 '남자, 청춘에게 고함'을 마치고 온 길이었다. 경희대에서 오랜 시간동안 강연을 마치고 온 터라 피로가 확 몰려왔지만 여섯명의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그가 자신의 얘기를 하기에 바빴다면 2010년 이경규는 후배 얘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강연 시간에 후배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평가하는 모습에선 또다른 이경규를 보는 듯 했다. 겉으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지난 1년 간 '남자의 자격'을 하면서 후배를 보는 그의 눈빛이 참 따뜻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서 조금씩 사람 냄새가 났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경규를 지켰던 개그맨 이윤석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뜨거웠던 형님이 따뜻해졌습니다."


이윤석은 "3~4년 전부터 경규 형이 달라졌다. 예전엔 사람들을 밖으로 밀치는 모습이었다면, 이젠 안으로 쫙쫙 끌어당긴다. 가끔 저녁에 술마시러 나오라고 해서 달려가 보면 형 주위에 방송 3사 후배들이 버글버글하다. 예전엔 나 혼자였는데..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너무 기쁜데 한편으로는 또 섭섭하기도 하다,허허"하며 웃었다.



■ '라인업' 실패, 내가 서둘렀다


이경규는 2008년 SBS '라인업',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간다 투어' '명랑히어로' 등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되면서 시련을 겪었다. 한때 버라이어티 황제로 정상에 우뚝 섰던 그였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


"그 때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했습니다.'라인업'에 실패한 이유는 제가 많이 서둘러서 그랬던 것같습니다. 그래서 '남자의 자격'을 시작하기 전에도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는 소위 '규라인'을 형성하며 아끼는 후배들을 여러 프로그램에 소위 '꽂아준다'는 편견에 정색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 제 앞가림도 힘든데 제가 뭐라고 누굴 꽂아주고 한답니까.(웃음) 그런 건 없지만 추천은 하죠. 김구라는 '라디오스타'에 적역이라고 생각해서 추천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이 또 있는데, 김구라, 윤형빈 등 방송에서 독설을 하는 사람들은 속이 참 깊고 착합니다."


이윤석은 "강호동은 체력이 엄청나다. 그 체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몰아붙이면서 그 긴 녹화시간을 잘 이끌어간다. 또 유재석은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아 주변에 사람이 모여든다. 그 사람들의 힘으로 좋은 방송이 만들어진다. 반면 이경규는 천재다. 코미디로 1대1로 붙어 이경규를 이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이 없었고 그 때문에 힘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완전히 달라졌다. 아마 이런저런 시련이 형을 부드럽게 만들어준 것같다"고 귀띔했다.


■ 월드컵도 가고싶고 영화감독도 하고싶고


우리 나이로 쉰 하나. 그는 스스로 너무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월드컵, 가고싶죠. 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방송에서 갔습니다. 94년 미국 월드컵 때는 개인적으로 갔습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5회 연속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저도 답답합니다."


그의 또다른 직업은 영화제작자다. 쑥스러운 듯 그가 건네준 명함엔 '인 앤 인 픽처스 CEO 이경규'라고 씌어있었다. 현재 시나리오 3개를 작업 중인데 그 중 하나는 연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제가 왜 (김)태원이랑 친하려고 하는 지 아십니까? 태원이가 영화음악을 아주 잘 만들거든요, 큭큭. 10년 뒤엔 꼭 영화감독을 하고 싶어요. 제 머릿속에 영화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아요.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10년 뒤면 내 나이 육십인데, 내가 영화감독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또 뭐라고 할까요? 그땐 설마 뭐라고 할 사람 없겠죠? 에잇!"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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