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전원 병원으로 은밀 후송. 면회통제까지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천안함 침몰사고 생존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해군2함대 사령부 관계자는 30일 “생존자 58명 모두가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사고 5일만에 건강이 양호하던 생존자까지 모두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된 것이다.
여기에 해군은 생존자들과 언론의 접촉을 통제하고 있어 ‘함구령’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생존자 58명 모두 수도병원으로 옮겨져 = 2함대 사령부는 지난 26일 오전 “부상이 심한 생존자는 헬기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하고 부상이 없는 생존자들은 현재 2함대 사령부에 도착해 내무반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군은 27일 오전까지 생존 장병 58명 중 6명을 수도통합병원으로 보냈고, 28일에는 생존자 25명을 조사한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29일에는 13명이 추가로 통합병원으로 옮겨졌다.
해군은 이로써 생존자 58명 가운데 44명을 통합병원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해군2함대 사령부는 30일 오전 브리핑에서 “오늘 현재까지 남아있던 13명의 생존장병도 모두 통합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왜 이송됐나 = 생존자 이송과 관련해 해군는 단순한 건강검진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군2함대 관계자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한 조치”라고만 짧게 설명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28일 “부상 정도는 경미하지만 추가 검진과 정신적 휴식, 심리치료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함구령’ 의혹증폭 = 의혹 부분은 바로 ‘단순 건강검진’과 ‘은밀 후송’, ‘면회통제’다.
군의 설명대로 단순 건강검진이라면 기존에 건강검진을 받은 생존 장병들은 2함대로 귀대했어야 한다.
또 생존 장병들은 소속 부대의 철통보안 속에 은밀히 2함대를 빠져나가 통합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뿐 아니다. 군은 생존자들과 언론의 접촉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자들의심리가 ‘불안정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단순 건강검진 차원에서 후송했다는 설명과 정면대치되는 말이다.
단순 건강검진을 빌미로 생존자들이 실종자 가족, 언론과 접촉할 수 없도록 통제하기 위해 통합병원으로 이송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생존자들에게 함구령까지 내렸다는 정황이 속속 잡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방부는 생존자들에게 어떠한 지시도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해군2함대 사령부 관계자는 “군은 해경, 민간구조원, 생존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생존자 가족들은 군에 함구령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존자 가족은 “가족은 나가 있으라고 하더니 오후 3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아들을 조사했다”며 “어떤 조사인지, 무엇을 물어봤는지에 대해 아들 역시 가족에게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기택 하사의 아버지 김진천(56)씨 역시 “아들이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묻지도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실종된 박경수 중사 사촌형인 박경식(36)씨는 “(군이) 생존자들을 빼돌리면서 사고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며 “무조건 숨기지만 말고 설명을 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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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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