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도저히 못참겠다. 경영권 내놔라."
코스닥 상장사들의 파행이 계속되면서 소액주주들이 잇따라 경영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2009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부실이 드러난 일부 상장사의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5%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나선 것.
소액주주연대 '네비스탁'은 지난 15일자로 48명의 소액주주 지분을 모아 코스닥 상장사 웰메이드스타엠의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지분 7.87%를 확보한 소액주주들은 감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웰메이드스타엠이 지난 2월19일 감자안을 3대1로 수정가결하자 소액주주들은 69명의 이름으로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기도 했다.
네비스탁 소액주주들은 23일에도 일공공일안경콘택트(이하 일공공일안경) 지분 5.30%를 모아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일공공일안경은 지난 18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자본잠식률 96.8%로 자기자본이 4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 2월11일에도 소액주주 162명이 상장폐지 된 코어비트 지분 11.32%를 확보해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코어비트는 지난해 12월초 박 전 대표이사 등의 횡령ㆍ배임 의혹이 제기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코어비트는 결국 2월25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가 3월9일 증시에서 퇴출됐다.
소액주주들은 코어비트가 상장폐지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교체 및 경영 정상화 등 회사 운영에 적극 참여해 주력업종 정비 및 경영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소액주주연대가 경영권 참여 및 권익 회복을 위한 활동에 나선 경우는 2009년 이후 상폐된 기업을 포함해 케이이엔지, 3SOFT, 쿨투, IC코퍼레이션, 동산진흥 등 줄잡아 20개사를 훌쩍 넘는다.
최근 소액주주들이 경영참여를 선언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퇴출을 앞둔 한계기업이란 점이다. 잦은 경영권 변동도 공통된 사항이다. 스타엠은 지난 2008년 3월 전 대표이사의 횡령 배임 혐의가 발생해 같은 달 대표이사가 바뀐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11월말 다시 경영권이 바뀌었다. 코어비트는 지난해 9월 새로 공동대표를 선임한지 한달도 안돼 대표를 변경하더니 올 들어 다시 단독 대표체제로 바꿨다. 6개월만에 3차례나 대표이사 변경공시를 한 것.
김정현 네비스탁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이 경영권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기업은 소액주주들의 지속적인 경영 정상화 요구를 묵과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며 "소액주주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국내 상장사들의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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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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