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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IFRS, 한국 실정에 맞는 구체적 지침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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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내년부터 상장 건설업체는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다. 국제기준은 재무정보의 투명성과 국제적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매출과 부채 등의 회계상 관리방법이 현재와 크게 달라진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국제기준의 취지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한국 건설업의 실정을 고려한 구체적인 지침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또 이 기준에 맞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23일 건설 및 회계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비상장사는 선택적으로 IFRS를 적용해야 한다. 건설업계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사는 총 6만여개로, 종합건설사가 1만3000여개, 전문건설사가 4만7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204개업체가 상장사이며 대부분 종합건설사다.

외국에서는 캐나다, 호주 등 약 110여개 국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80%가 IFRS를 적용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재무제표 이중 작성의 부담경감과 국제적인 신뢰성을 확보하기위해 지난 2005년부터 유럽연합(EU) 지역 회사들을 필두로 확산됐다. 한국도 지난 2007년 3월 (K-IFRS)의 전면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지난해부터는 선택적으로 적용토록 했다.


◇분양 매출은 인도기준.. PF대출 보증채무 부채계상 가능성 높아져

IFRS도입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재무제표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의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분양공사의 매출액 인식기준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의 우발부채 산정기준이다.


지금은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계약금, 중도금 등 진행률 기준에 따라 매출액이 산정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기준이 도입되는 내년부터는 완공 후 계약대로 인도할 시점에 매출이 인식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이익률은 하락하고 부채 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도급사업(재정사업)에 대해서는 건설사가 공사비만 받으면 돼 기존대로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산정된다.


PF사업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채무산정도 크게 달라진다. PF 우발부채 산정을 할 때 현재는 보증채무의 부채전환 가능성이 80%이상인 경우 재무제표에 주석으로가 아닌 부채로 계상하게 했다. 국제기준은 그 기준을 더 강화, 부채전환 가능성이 50% 이상이면 부채로 계상토록 한다.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리스자산의 부채관련 회계처리도 바뀐다. 원래는 운용리스만 건설사의 부채로 인식됐지만 임차인의 부채였던 금융리스도 건설사의 부채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적용은 상장사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대주택사업자는 거의 비상장사다. 이와 관련 내용은 올 하반기에 결정된다.


◇"자체사업과 지주공동사업 구분 등 구체적 지침없어"


상장 건설사들은 내부적으로 전산화 시스템 마련 등 IFRS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업계 실무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장연진 대림산업 IFRS TF팀장은 "건설사가 땅도 사고, 분양과 시공 모두 담당하는 자체사업의 분양매출을 인도기준으로 하는 것에 대해 이견은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페이퍼컴퍼니 같은 명목상 시행사가 존재하는 지주공동사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자체사업으로 분류해야 하는데 이에대한 지침가이드가 없고 향후 감사인과 기업간의 회계처리를 두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는 내놓는다.


장 팀장은 이어 "우발채무에 대해 부채로 계상하는 기준을 손실날 확률 80%에서 50%로 더 강화했는데 확률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승범 현대건설 해외회계팀장은 "지금은 업계에 맞는 자율권을 주다보니 회계법인마다 의견이 다르고, 회사방향에 맞게 자기 논리를 세워 건의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너무 원칙중심이다보니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장석일 금융감독원 국제팀장은 "각 업체별 사안은 일반화하기 어려우니 금감원의 질의회신제도를 이용하는 게 좋다"며 "IFRS를 적용하면서 감사보고서가 다툼의 원인이 된다면 향후 감리제도 운영시 올바른 판단을 한건지 폭넓은 의견을 받도록 전문가 패널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일반회계기준 제정연구를 진행하는 한국회계기준원 권성수 조사연구실장은 "IFRS가 갖는 미흡한 점을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제안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해 회계전문가들마저도 IFRS의 건설업 적용의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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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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