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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거장들 일상으로 내려오다

유명 디자이너+중저가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바람
푸마·리복 등 '스포츠+패션' 새 트렌드 주도
합리적 가격 일류 디자이너 작품 대중속으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달 27일 스웨덴 패션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의 국내 1호점 개점행사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세계 최대 SPA브랜드의 국내 런칭행사인 만큼 세간의 관심이 높았던 탓도 있겠지만, 이들이 몰린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니트의 여왕'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이 제작에 참여한 제품을 국내에서 값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니아 리키엘의 작품은 유명세만큼이나 비싸 니트 한벌에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 H&M은 불과 4만원 미만에 내놨고, 개장 27분만에 모두 팔렸다.

◆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거장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은 그동안 일반인들이 엄두도 못 낼 만큼 가격이 비쌌다. 하지만 최근에는 패션브랜드들과 세계적 디자이너들과의 콜레보레이션(협업) 제품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유럽에서 나이키 이상으로 인기있는 리복과 지난달 제휴를 맺었다. 최근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알렉산더 맥퀸도 푸마와 콜레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H&M 역시 이번 콜레보레이션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에는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의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바 있는 칼 라거펠트에게 디자인을 맡긴 적이 있다. 또 2008년에는 아방가르한 디자인의 옷으로 유명한 꼼데가르송의 레이 가와쿠보와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도 영국 명품잡화브랜드 지미추, 여성의류브랜드 매튜 윌리암슨 등과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 푸마 "스포츠와 패션을 접목"


이러한 협업작품은 스포츠브랜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스포츠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던 예전과 달리 최근 스포츠브랜드들은 패션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와의 동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이 중 선두주자는 푸마다. 푸마는 지난 1998년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유명 디자이너 질 샌더와 공동 개발한 제품을 내놨다. 당시에는 이를 두고 "스포츠와 패션이 통합했다"고 까지 표현될 정도였다. 이듬해 푸마는 슈퍼모델 크리스티 털링턴과 파트너십을 맺고 누알라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어 2001년 프라다의 디자이너 닐 바렛, 2003년 마크 제이콥스 등 해외 명품브랜드의 유력 디자이너들과 차례로 공동작업을 이어갔다. 닐 바렛은 이러한 콜레보레이션 작업에 대해 "패션과 스포츠 기능성을 결합하면 스포츠 라인은 보다 섬세해지고 패션 제품들은 보다 스포티해지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 '리복ㆍ아디다스부터 스파오까지'…패션 전 분야 망라


리복은 지난 1월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EA-리복'이라는 별도 컬렉션을 발표했다. 이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와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오는 7월부터 전 세계 일부 엠포리오 아르마니와 리복 매장에서 한정된 수량만 판매될 예정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고객들에게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한 스포츠웨어를 선보이고 싶었으며 이번 공동작업을 통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디다스그룹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아디다스는 스텔라 맥카트니와 손잡았다. 비틀즈 멤버 폴 메카트니의 딸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그는 아디다스의 기능성 스포츠웨어ㆍ신발 전용들이 나오는 퍼포먼스라인에서 여성의류 디자인에 관여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맥카트니 외에도 일본 출신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손을 잡고 별도 브랜드인 'Y-3'를 론칭했다. Y는 그의 이름에서 따왔고 3는 아디다스의 상징과도 같은 세줄무늬를 의미한다.


토종 SPA브랜드로 꼽히는 이랜드 스파오 역시 TV를 통해 얼굴이 널리 알려진 패션디자이너 장광효 씨가 디자인개발에 참여한 전용라인을 선보였다. 장 씨가 직접 디자인한 남성의류들이지만 스파오 다른 제품들과 비슷한 가격대를 특징으로 한다.


◆ '악동' 맥퀸, 콜레보레이션 새 장을 열다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국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최근까지도 푸마와 콜레보레이션을 진행해왔다. 평소 기괴한 행동과 독특한 작품세계로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였다. 지난 2006년 신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스포츠 의류, 잡화, 액세서리까지 확장하며 맥퀸과 푸마는 서로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맥퀸의 실험적인 디자인이 스포츠의류와 접목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 패션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맥퀸은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필수"라며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면 그 능력을 다른 유형의 제품에 적용하는 것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맥퀸은 그간 해보지 못했던 분야를 경험하게 됐고, 동시에 소비자들은 맥퀸의 컬렉션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맥퀸의 사망으로 푸마는 흑인 아티스트 케힌데 와일리를 새로 영입했다. 올 6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아프리카 고유의 문화와 영감을 일깨워줄 와일리와 작업을 시작했다는 게 푸마측의 설명이다.


푸마 본사의 요헨 하이츠 회장은 "우리는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고 푸마 고객들의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항상 새로운 콜레버레이션을 시도한다"며 "스타일과 특별함을 상징하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포츠 패션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각자의 개성을 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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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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