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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시즌제①]안전한 '보험'은 옛말…흔들리는 '예능 시즌제'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예능 시즌제'가 흔들리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패떴) 시즌 2가 전작보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한동안 트렌드처럼 자리잡았던 '예능 시즌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패떴2'는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츠 조사결과 전국시청률 10.1%를 기록했다. 이는 시즌2 첫 방송인 지난달 21일의 16.5%에 비해 6.4%포인트나 크게 떨어진 수치다.


'예능 시즌제'는 한 때 기본 시청률을 보장해 주는 일종의 '보험'같은 개념이었다.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할 경우 이를 시청자들에게 각인하는 데 유무형의 비용이 들지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 뒤에 '시즌2'라는 부제를 살짝 달아 놓으면 '새로움'과 '친근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각 방송사는 인기 프로그램의 '브랜드'를 버리지 못한 채 손쉽게 '시즌2'로 갈아타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약아졌고 눈높이도 높아졌다. 완성도 높은 해외의 시즌제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시청자는 그저 출연자 몇 명 바꾸거나 안일한 기획으로 전작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느슨한 시즌제 프로그램을 용납하지 못한다.



현재 시즌제로 방송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은 KBS의 '해피투게더3', '스펀지 2.0', '출발드림팀 시즌2', '미녀들의 수다 시즌2', SBS의 '절친노트3',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2', MBC '우리결혼했어요2'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전작에 이은 일관된 연속성을 유지하고 ▲각 시즌만의 독특한 기획과 포맷을 잃지 않으면서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도 놓치지 않은 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해피투게더3'가 유일하다.


'해피투게더'는 MC 유재석의 계속된 진행 아래 쟁반노래방(시즌1), 프렌즈(시즌2), 사우나노래방(시즌3) 등 제각기 차별화된 포맷을 표방하면서도 '옛 것(혹은 옛 친구)을 추억하는 일관된 감정 선을 유지해 왔다.


이에 반해 '패떴2'는 소녀시대의 윤아, 2PM의 택연, 2AM의 조권 등 요즘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드림팀'을 만들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새롭지 않은 포맷과 출연진의 다소 산만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SBS의 '절친노트3' 역시 일반 토크쇼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구성으로, 독특한 컨셉의 원작의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BS의 '출발 드림팀 시즌2'도 전작의 인기에 크게 못미쳐 아쉬움을 사고 있다.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에 예능 시즌제가 도입됐지만 사실 성공작보다는 아쉽게 퇴장한 프로그램들이 더 많다.


최근 폐지된 KBS '상상플러스'를 비롯해 SBS '야심만만', '헤이헤이헤이' MBC '지피지기' 등이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두번째 시즌을 내놓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쓸쓸히 막을 내렸다.


특히 5년 넘게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 '상상플러스'는 우리말을 공부하는 '올드 앤 뉴'라는 빅히트 코너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시즌2는 진부한 기획으로 따가운 질책을 받아야 했다. 다시 일반 토크쇼 형식으로 전환했지만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즌제는 방송 초반 시청자의 눈길을 잡는 데는 일견 쉬워 보이지만, 자칫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원작에 흠을 내는 경우까지 치닫는다면 그 역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이제 한 번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 무조건 시즌제로 가야한다는 공식은 한 번 쯤 생각해볼 때다. 철저한 준비와 창의력 넘치는 기획이 뒷받침되어야만 성공한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이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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