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가 우려와 달리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자금난 해소의 '급한 불'을 껐다. 4일(현지시간) 50억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 발행에 3배 이상의 수요가 몰리면서 그리스 투자에 대한 높은 열기를 반영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50억유로의 10년만기 국채를 6.35%의 수익률로 발행했다. 입찰에는 145억유로의 주문이 몰려들어 국채 매각이 단시간에 마무리 됐다. 오는 2019년 만기되는 기존 그리스 국채 수익률 6.09%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그리스 정부는 공무원 연금 1년 동결, 보너스 삭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48억유로 규모 긴축안을 발표했다. 긴축안이 시장으로부터 호응을 얻자 그리스 정부가 국채 발행에 나설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신규 발행된 국채 수익률은 벤치마크 수익률에 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것으로, 비슷한 만기되는 독일 국채와 비교하면 3.26%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국채 발행으로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줄라니 투자전략가는 "그리스의 국채발행 성공은 매우 좋은 결과이지만 그리스의 자금난을 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익률에 시장도 불안감을 나타냈다. 독일 국채와 그리스 10년물의 스프레드는 전날 2.92%포인트에서 이날 3.03%포인트로 벌어졌다. 그리스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945%포인트에서 3.050%포인트로 상승했다.
올해 540억유로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그리스는 오는 4~5월 한 차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약 200억유로의 채권 만기가 이 기간 집중돼 있기 때문. 현재까지 그리스 정부는 국채 매각을 통해 136억유로와 신디케이션을 통해 80억유로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총 540억유로의 국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유럽연합(EU)의 지원 없이 긴축안과 채권발행만으로는 재정위기를 완전히 가라앉히기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전날 "만약 EU가 그리스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내미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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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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