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직후 대비 적자전환한 증권사도..거래량 감소·금호그룹 충당금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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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김유리 기자]유력 증권사들의 지난해 3분기(10~12월)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3분기보다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까지 등장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3%, 80.1% 감소한 1조3373억원, 184억원을 기록해 부진했다. 대신증권 및 동양종금증권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4.2%, 30% 줄어든 168억원, 412억원으로 집계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트레이드증권은 각각 12억원과 8억을 넘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금융위기때인 2008년 3분기 영업이익 109억여원, 순이익 78억여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내는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 규모가 각각 839억여원, 590억여원에 달하며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실적 하향세에 증권업종 지수도 이번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2570.44를 기록하며 지난 1월말 종가 대비 1.45%(36.75포인트) 상승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증권업종 지수는 전일 종가가 2503.16까지 떨어지면서 이번달 들어서만 2.62%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축소를 우선으로 꼽았다.
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다"며 "거래를 해야 수익을 내는데 위험자산에 대한 거래가 확연히 줄어들어 증권사들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황산업의 특성상 30~40%에 이르는 변동폭과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 등이 더해져 실적 감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호그룹 위기 및 대우건설 주식매각손실 등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관련 일회성 대금 지출과 브로커리지 감소가 실적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1098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결정적 사유"라고 판단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풋옵션(PBO) 행사에 따른 우리투자증권의 대우건설 주식매각손실 금액도 112억원에 달했다"며 "PBO 설정 대우건설 지분 596억원에 대한 충당금 225억원이 주식가치의 20%, 옵션가치의 49%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도 228억원을 추가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그룹 사태에는 대신증권도 악영향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신증권의 경우 금호산업 회사채 190억원 중 충당금을 얼마만큼 쌓았는지는 공시하지 않았다"며 "타사 수준인 20%를 감안한다면 대략 40억원 수준을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은 호조를 보인 반면 영업손실은 급증한 파생상품순손실과 충당금 등의 영향을 받아 적자 전환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트레이드증권의 충당금과 관련 "부동산 PF 관련 200억원 투자건 중 공시지가 100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충당금으로 다 쌓은 것"이라며 "다만 회수 가능성을 고려할 때 80억원 가량 이익을 낸 셈"이라며 지나친 우려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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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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