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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이어온 특별한 연하장, 팬까지 생겼죠"

김서곤 솔고바이오 회장 '유쾌·상쾌' 신년편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이맘때쯤이면 몇십통씩 도착하는 연하장이 한번 훑어본 뒤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제 연하장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되니까요."


코스닥 상장사인 솔고바이오메디칼의 김서곤 회장(71)은 상투적인 신년연하장 대신 지난 한 해에 대한 소감과 새해 계획을 적은 편지를 16년째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일일이 다 자필로 쓸 수 없어 지난 1995년 1월부터는 컴퓨터를 사용해 편지를 쓴다.

처음에 100~200통에 불과하던 편지가 올해는 7000통으로까지 늘었다. 김 회장은 "우편료만 해도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든다"면서도 "1년에 한 번이라도 지인들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편지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편지 내용에는 국내외 시사상식, 이슈에서부터 유행어까지 한 해를 정리하는 키워드가 꼼꼼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김 회장은 '니들 고생이 많다', '영광인 줄 알아', '루저', '싼티', '엣지있게' 라는 유행어를 간간히 섞어가며 재밌게 글을 구성했다.

매년 편지 형식의 연하장을 보내다 보니 이제는 김 회장의 연하장 '팬' 들도 생겼다. 김 회장은 "12월 쯤에 지인들을 만나면 올해는 연하장이 언제쯤 도착하는지 물어오는 사람들도 많다"며 "연하장을 기다리는 이들도 생긴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런 회장을 모시고 있는 솔고바이오 직원들도 7년 전부터 특별한 새해 행사를 한다. 책상 앞에 '자기선언문'을 끼운 액자를 세워놓는 것. 직원들은 새해가 되면 가정, 직장, 자기계발 등 한 해의 포부를 담은 문구를 인쇄해 액자에 끼워둔다.


자기선언문을 설정하는 일은 김 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김 회장은 "올해 선언서로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과의 이별'을 잡았다"며 "사는 이유와 살아갈 방법,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다시 정립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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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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