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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총리해임안 제출 합의...세종시 정국 파국 속으로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책임을 물어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하기로 합의하면서 세종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노당 대표, 송영오 창조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정 총리의 해임안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고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야권 공조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국회 의석분포(민주 86석, 민노5석, 창조2석, 진보1석)을 감안할 때 야4당 단독으로 해임건의안 통과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자유선진당(19석), 친박연대(8석)가 합류하고 한나라당내 비주류인 친박진영(50~60석)이 동조할 경우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야권, 정국주도권 찾기·선거연합 전초전

야4당이 정 총리의 해임건의안 공동 제출에 합의한 것은 잃어버린 정국 주도권 되찾기의 성격이 짙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수정론 정국의 최대 수혜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수정론 반대 민심에 대한 정치적 이득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로 쏠리고 있다. 세종시를 화두로 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연일 한나라당내 친박 의원들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을 정도다.


아울러 나머지 군소야당 역시 보수 우위의 국회 구조 내에서 별다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야4당의 이번 합의는 정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공동 제출을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 특히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정운찬 해임론을 정국 최대의 화두로 올려놓겠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정 총리 해임안을 매개로 한 연대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MB(=이명박) 선거연합'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 현 정부 집권 중후반기 정국의 분수령이 될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상징성이 매우 높다. 야권은 탈환을 노리고 있지만 오세훈 현 시장의 재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물론 야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후보들만도 10여명에 이른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야권은 단일후보가 나서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 총리 해임안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둔 야권의 연대 의지를 시험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여당분열...현실화 여부는 미지수


정 총리 해임안 문제는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기류가 복잡하다. 당내 비주류인 친박 진영이 동조할 경우 해임건의안 가결이 현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류인 친이명박 진영은 야권의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정치적 공세로 일축하고 정 총리 사수작전에 돌입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의 총리 해임건의안 추진과 관련, "해임건의안 제출은 정략적,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안건으로 상정하는데 동의하지 않겠다"면서 "민주당이 세종시 문제로 총리 해임건의안을 낸다고 하는데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충정에서 개정법안을 낸 것은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권의 움직임을 정치공세로 비판한 것이지만 속내는 친박 진영을 염두엔 둔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정국에서 밀릴 경우 여권 내부의 주도권 다툼은 물론 지방선거 공천, 7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


한나라당 내부 여론은 정 총리의 해임건의안이 실제로 통과되겠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정 총리 해임건의안 통과 여부에 대한 사실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비주류 친박 진영의 의견은 조심스럽다. 해임안 동조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인 동시에 분당을 통보하는 것.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8일 야당의 총리 해임건의안 동조 여부와 관련, "관심도 없고, 논의도 검토한 적도 없다"면서 "세종시 문제와 총리 해임건의안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친박 강경파인 이성헌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도 탄핵하는 것이 한나라당 전통인데 총리는 왜 안된다는 것이냐"며 공개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의 이러한 입장은 친이계를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3월로 예상되는 세종시 수정안 당론채택을 앞두고 기선제압용 선전포고인 셈. 아울러 친박 다수 온건파는 해임안 문제를 원안 사수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전술로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치컨설팅사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이와 관련, "세종시라는 국정 이슈를 떠나 국무총리 자체를 해임시키는 게 실제화되다면 이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만약 친박 의원들의 동조로 현실화된다면 여당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격화될 수 있고 분당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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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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