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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철교 철거 논란은 지자체의 질투 때문?

철도시설공단 10일부터 '안전' 이유로 폐쇄...시흥시 '철거' VS 남동구 '보존'..."관광수익에서 소외된 시흥시의 몽니 부리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소래 포구의 낭만적 전설을 간직한 '소래 철교'가 지자체간 갈등 끝에 철거 위기에 처했다.


소래 철교를 '한국판 메디슨 카운티 다리'로 보존해 역사ㆍ문화 자원화 할 수 있는 안목의 부재를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 "다리 낡아 폐쇄ㆍ철거 불가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인천 남동구 논현ㆍ고잔동 소래 포구 근처에 있는 옛 수인선 소래 철교를 오는 10일부터 폐쇄시키고 통행금지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공단은 이미 지난 4일 폐쇄 안내 표지판을 소래 철교에 게시했으며, 10일부터 장애물을 설치해 통행을 막을 예정이다.


공단은 다리가 낡아 위험하다는 점을 폐쇄 이유로 들었다.


1935년 수인선 개통 당시부터 이용된 오래된 철교인데다 1995년 수인선 운행 중단 후에는 제대로 된 안전 관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 1000만명의 관광객들이 이용해 와 자칫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공단 측은 철교의 존치 여부를 두고 다투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경기도 시흥시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안전상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소방안전본부의 안전 검사 결과 더 이상 사람이 통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손상된 철교의 교대 및 교각하부는 해빙기에 더욱 위험해 질수 있어 통행인의 안전을 위해 철교의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흥시는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 명확한데, 남동구청은 말로만 존치를 요구하면서 예산이나 관할권 이양 등에 대해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철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소래포구의 '전설적 명소'인 소래 철교가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자칫하면 소래 철교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흥시 월곶과 인천 소래포구를 잇는 126.5m의 소래철교는 연인끼리 손을 잡고 건너면 헤어지지 않는다는 전설로 유명하다.


건너면서 구경하는 서해의 저녁 노을과 갯벌 풍경은 어느 이름난 그림보다도 뛰어나다. 이에 따라 소래 포구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명소로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다.


▲ 철거 여부 둘러 싼 지자체간 갈등


현재 남동구과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며 철거 대신 보수 공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공단 측에 2억원의 보수 예산을 들여 우리 관할도 아닌 시흥시 쪽 관할의 다리 구간을 보수하겠다는 계획을 공문으로 보냈었다"며 "지난해 국토해양부 장관도 존치를 약속했던 사안인데 공단 측이 왜 이러는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흥시와 인근 어민들은 어선의 시야가 가려져 포구 출입이 어렵고, 철교를 건너는 관광객들로 인해 인근 주택가가 주차장화되는 등 민원이 심각하다며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소래철교를 오가는 관광객들 때문에 월곶 주민들이 교통정체, 쓰레기 투기, 주ㆍ정차 문제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어서 철교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소래철교 통행이 금지되면 이런 불편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통행 금지만 되면 민원이 해소되는데 굳이 역사ㆍ문화적 명소를 철거까지 필요가 있겠냐, 철도시설공단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해 철거까지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안전' 문제 아닌 '질투'가 원인?


현재 소래 철교의 '철거' 논란의 표면적 이유는 '안전' 문제다. 하지만 한꺼풀만 들쳐 보면 상황은 다르다.


소래 철교의 경우 지난 2004년 남동구-시흥시가 공동 협약을 맺고 그동안 5~6차례에 걸쳐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등 어느 정도 안전 관리가 이뤄졌다.


특히 이번 논란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소방방재청의 안전 검사 결과도 정밀 진단이 아닌 '육안 검사'에 불과해 위험 여부를 정확히 조사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이번 사태는 다리가 낡아 발생한 안전 문제보다는 소래 포구 관광 수익을 둘러 싼 지자체간 '질투'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래 포구를 관할하고 있는 인천 남동구는 소래 철교로 인해 연 1000만명의 관광객이 뿌리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시흥시 쪽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소래 철교를 이용해 소래 포구로 들어가는 관광객들의 '뒷처리'만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흥시 쪽에선 선거 때마다 소래 포구를 시흥 관할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 "한국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못 만드나"


이같은 소래철교 철거 여부를 둘러 싼 논란을 두고 "왜 한국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같은 관광 명소가 없는지 이유를 알겠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미국의 로버트 제임스 윌러가 1992년 쓴 실화소설을 제목인데, 미국 아이오와주 메디슨 카운티에 위치한 자그마한 다리다. 소설이 영화로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배경으로 나온 실제 다리도 일약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역사적ㆍ문화적 보존 가치가 있고, 관광객들의 수요도 엄청난 '소래 철교'마저 적극적인 보존ㆍ관광자원화 방안이 아닌 '철거'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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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소래철교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키우기 위해 함께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철거 논란이 일어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며 "아무리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달라진다지만 넓고 길게 장기적인 사고로 인식을 전환해 문제를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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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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