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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타계한 '울고싶어라' 가수 故이남이는 누구?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히트곡 '울고 싶어라'로 유명한 그룹 사랑과 평화 출신의 가수 이남이가 29일 오후 2시 14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폐암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진 지 두 달 만에 나온 비보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교 시절 훗날 배우로 성공한 이영하와 밴드를 결성해 비틀스, 애니멀스 등의 음악을 카피해 연주하며 뮤지션의 꿈을 키워갔다.

고교 졸업 후 미8군 무대에서 아마추어 뮤지션으로서 연주 생활을 시작한 그는 당시 무명이었던 가수 최헌과 챠밍 가이스라는 그룹을 조직해 활동했다.


이후 영에이스, 김트리오 등에서 활동하는 그는 1974년 밴드 '신중현과 엽전들'의 베이스 연주자로 영입돼 본격적인 프로페셔널 음악인의 삶을 시작했다.

뛰어난 연주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1977년 기타리스트 최이철, 보컬리스트 이철호 등과 함께 6인조 밴드 사랑과 평화를 결성해 미8군 무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국내에 보기 드물었던 펑크(funk) 장르를 연주했던 이들은 미8군 내에서 국내 밴드로는 유일하게 '특AA' 등급을 받을 만큼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명반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의 데뷔앨범은 1978년 히트곡 '한동안 뜸했었지'의 엄청난 히트로 큰 화제를 모았다. 사랑과 평화는 이듬해 이남이가 탈퇴한 자리를 송홍섭이 대신해 2집 '명반'을 발표했다.


사랑과 평화는 1988년 고인이 다시 합류한 가운데 2기 라인업으로 3집 앨범을 발표해 '울고 싶어라'를 크게 히트시켰다. 이 곡은 3집에서 고인이 직접 부른 유일한 노래였다.


당시 벙거지 모자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이남이의 독특한 차림과 스테이지 매너는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인은 '울고 싶어라'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솔로로 독립해 같은 해 '그대가 떠난다면' 등이 담긴 솔로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1991년까지 총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더 발표했다.


1995년 베스트 앨범 이후 공식 음악 활동을 중단한 그는 1998년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고 2001년에는 큰딸 이단비가 보컬을 맡았던 밴드 ‘철가방 프로젝트’를 결성해 2003년까지 총 두 장의 앨범을 내놓았다.


2003년 철가방 프로젝트를 탈퇴한 고인은 최근 춘천교도소 수용자들을 위한 공연을 열거나 김유정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춘천시가 기획한 행사 등에 참여하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고 이남이는 지난 11월 말 기침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선고를 받아 강원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악화돼 29일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빈소는 춘천장례식장이며 유족으로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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