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전날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1670.20까지 떨어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은행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하락한 점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6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은행 규제 방안이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였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세, 기업 실적 호조 등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지만 정책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이에 추격 매수는 자제하고 속도 늦추기에 나서라는 조언을 내놨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안개가 내려 앉은 거리를 달릴 때는 방향타와 전조등을 점검하고 감속운행에 나서는 법이다. 패닉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미국의 은행 규제 방안을 둘러싼 잡음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한 국내 증시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은 매크로 지표의 개선과 IT기업 중심의 실적 기대감이고 미국발 불안정성 요인은 이러한 펀더멘털 개선세까지 훼손할 성격은 아니다. 또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주들의 어닝스에 대한 기대감도 유지된다. 다만 오바마의 연설이나 금융규제안을 둘러싼 논의 및 후속조치는 지속적으로 대두할 수 있고 장세의 추스리기도 점진적 행보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감속운행은 불가피하며 지수의 추가 하락 시 IT대표주들에 대한 분할 매수 이외의 대응은 자제할 때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단기 낙폭 과다로 인식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로 대응하며 코스피의 추가 급락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수급상 급락을 부추겼던 외국인도 현·선물시장에서 매수로 전환했지만 기관 매도는 변함없이 지속됐다. 위안거리는 소위 기존 주도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악재는 구조적 문제에 해당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소멸되기 보다는 잠재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 리스크(금융 규제안, 중국 긴축)와 펀더멘털(경제지표 및 실적 개선) 간 충돌을 대비해 추격매수는 자제하기를 권한다. 소나기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세계 증시를 변동성 확장 국면으로 몰아넣은 주요인은 중국의 긴축조치와 미국의 금융규제안이다. 아직 글로벌 경기의 추세적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자칫 또다른 불확실성을 몰고 오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조치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글로벌 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에 맞춰져 있고 세계 경기회복 시차에 따라 국가별 정책 대응도 차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금융규제안과 관련해서는 향후 시행될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약화, 글로벌 투자자금의 빠른 이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유동성 위축에 따른 심리적, 수급적 불안감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으나 경제 펀더멘털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보다 이번 사태에 따른 적정 조정 가능 영역을 설정해보고 탄력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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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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