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정치인 홈피 해킹 5년간 108건"...118 상담 서비스 운영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1 2008년 4월. 한 해커가 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의 홈페이지를 공격해 방문자들을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사이트로 옮겨가도록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선거 판도까지 바꿀 수 있었던 해킹 사건이었다.
#2. 2008년 6월. 국내 해커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해킹해 이명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을 풍자한 목각인형 사진과 함께 고양이 그림을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원장 김희정·KISA)에 따르면, 국회위원 등 정치인의 웹 사이트를 겨냥한 국내 해킹 공격이 최근 몇년새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5년부터 2010년 1월까지 발생한 해킹 피해는 총 108건으로, 이 가운데 홈페이지 내용을 변조하는 사례는 9건, 홈페이지에 악성 코드를 삽입해 방문자들의 PC를 감염시키는 사례는 99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05년 2건, 2006년 11건이던 정치인 홈페이지 해킹 공격 건수가 대선을 치렀던 2007년 22건으로 급증했다. 한미FTA 쇠고기협상으로 온 나라를 달궜던 2008년에는 46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27건으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KISA측은 정치인 홈페이지 공격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고급 정보를 빼내가겠다는 의도보다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증오와 불만 등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비판댓글 수준을 넘어 사이버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일반 국민들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희정 KISA 원장은 "악성코드가 숨어 있는 정치권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좀비 PC’로 활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사이트 운영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보안에 대한 인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ISA는 정치인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웹취약점 점검 및 보안전문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일반 국민들에게는 홈페이지 안전성을 검사하는 '웹체크' 프로그램(www.boho.or.kr)을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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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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