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중국은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비미국계 금융업체들 가운데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미 대출기관들의 빈자리를 메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CB리차드 엘리스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미국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CMBS) 시장이 마비되고 미국 금융권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현재 상업용 부동산 여신의 60% 이상을 외국계 은행들이 담당하고 있다.
리 샤오징 중국은행 미국 담당 총경리는 “베이징 본사에서는 해외 지점들에게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지역 대출 업무를 활발히 진행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극심하게 경색됐던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대출 조건과 안정성 등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등 자금력을 갖춘 해외 은행이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는 것. 중국은행의 경우 보수적인 투자원칙으로 부실채권이 거의 없다는 점을 활용, 미국 금융권이 주춤한 틈을 타 사세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경리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총 부동산 가치의 65%까지만 대출해주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호텔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그는 “그 결과 중국은행은 부동산 부문에 있어서는 부실채권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후 대부분의 미국 은행들이 5000만~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대출을 꺼리면서 중국은행들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나섰다는 설명이다. 최근 중국은행은 타임스퀘어 근처 뉴욕타임스 빌딩에 1억2000만 달러의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중국은행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받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은행은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거점 도시 상업용 부동산 자산에 관심이 많다”며 최근 부동산 신탁인 SL그린 리얼티가 타임스퀘어 내 사무실을 담보로 한 상업용부동산 대출 차환과정에서 중국은행을 거래은행으로 선택한 사례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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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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