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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주간경제]JAL 10억주 거래 '폭발'

[아시아경제 김보름 기자] 지난해 3분기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2%를 기록하며 침체 탈출을 선언했지만 주택시장 침체의 끝은 요원하다. 지난해 주택 압류가 280건을 웃돌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00만 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파산 위기에 처한 일본항공(JAL)이 하루 10억주의 거래량을 터뜨리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 1000000000주 = 하루 10억주의 손바뀜을 일으키는 기염을 토한 것은 일본항공(JAL). 주가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폭락하자 1000주 이상 매입하는 투자자에게 항공권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고육지책을 내세운 결과다. 기관 투자가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한 것도 거래량 폭주에 일조했다. 파산보호 신청과 상장 폐지 우려로 연초 88엔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7엔까지 급락, 기존 주주와 채권단은 울상이지만 하락에 베팅한 투자가들은 쏠쏠한 차익을 거머쥐었다.

◆ 2820000건 = 지난해 주택 압류로 보금자리를 잃은 미국인은 총 282만 가구.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트랙이 수치를 집계한 2005년 이후 최대치다. 전망도 어둡다. 주택 압류는 증가 추이를 지속, 올해 300만 건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는 모기지 완화와 세제 혜택을 동원하며 부동산시장을 회생시키는 데 사활을 걸었지만 효과는 낙제점. 고용한파와 소득 감소, 주택가격 하락이라는 '약한 고리'를 끊어내기에는 어떤 정책도 역부족이었다.


◆ 1820톤 = 지난해 금값 고공행진의 주범이 투기세력이라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됐다. 귀금속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가 전년 대비 23% 줄어든 1687톤으로 21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한 해 동안 투자 수요는 1820톤으로 두 배 급증한 것. 투자 수요가 실수요를 상회한 것은 30년만에 처음이다. 금 투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달러화 하락이다. 하지만 강한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실수요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가격 상승은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 873200000달러 = 지난해 11월 네바다주 카지노 매출이 8억732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4% 증가했다. 이 지역 카지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의 매출은 8.3% 늘어났다. 미국 카지노 매출이 늘어난 것은 2년만이다. 금융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한 후 내리막길을 달리던 업계가 처음으로 바닥 신호를 보낸 것. 카지노 불황은 호텔을 포함한 관련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지역 경기를 멍들게 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 모노레일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여전히 침체 여파가 확산되는 추세다. 11월 카지노 업계 실적이 '반짝 회복'이 아닌 추세적인 회복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 16% =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1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이로운 전망이지만 반길 일이 아니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을 동반하면서 경기가 극심한 과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을 제시한 것은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CASS). 정부가 지난해와 같은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경우 과열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의 자산 버블과 과열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만 국내 최고 학술기관에서 이 같은 경고가 나왔다는 사실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 120000000000달러 = 대공황 이후 최대 침체를 맞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은 각국 정부가 이제 극심한 재정적자와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각종 세금을 신설하고 나섰다. 보너스세와 부유세, 환경세 등 종류도 여러 가지. 최근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만지작거리는 새로운 세제는 이른바 은행세다. 부채를 기준으로 50여개 대형은행에 세금을 부과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 12년간 약 120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처했던 월가 은행을 7000억 달러에 이르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통해 살려놨으니 이제 은행이 실물경기 회복과 국가 재정에 보탬이 돼야 할 차례라는 얘기인데 납세자들의 지지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 50bp = 중국이 긴축 잰걸음에 나섰다. 과잉 유동성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위험 수위라는 국내외 경고에 따른 것. 중국 인민은행은 3개월물과 1년물 통화안정채 입찰 금리를 각각 4bp, 8bp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지급준비율도 15.5%에서 16%로 50bp 올렸다. 2008년 9월부터 연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내린 후 13개월만의 상향 조정이다. 이제 시장의 눈은 기준금리 인상과 위안화 평가절상의 시기로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자산 버블 해소와 실물경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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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기자 speedmoo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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