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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메이드 인 차이나

시계아이콘01분 25초 소요

장예모 감독이 만든 공연을 보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비행기와 버스를 타고 창밖의 먼지가 나의 몸에 달라붙고, 목구멍 속을 자극하는 것 같이 느끼며 시인이 아니더라도 시인이 되는 곳 계림에 갔습니다.


줄을 지어 몰려온 관광버스들, 어마어마한 크기의 식당에서 마구 쏟아져 나오는 손님들, 안내원의 깃발을 쫓아가는 관광객들...

유씨 집 셋째 딸을 주제로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지역주민과 극단 단원들이 함께 만들어 낸 ‘인상유삼저’는 한 번은 보아야 할 공연이었습니다.


몽글몽글한 산 봉우리에 구름이 드리운 듯, 어슴프레한 달밤인 듯 자연과 조명이 어우러지고, 빨래터에서의 방망이질 소리, 소 울음소리 들리는 농촌 풍경, 대나무 배를 슥슥 밀고 다니며, 끝이 없는 붉은색 천으로 강을 뒤덮으며 찬 강물에 손을 담그면서도 맡은 역에 충실한 주민 출연자들, 목청껏 매미처럼 외쳐대는 어린 소녀들의 낭랑한 울림, 대자연의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물, 빛, 소리의 완벽한 조화는 1시간 동안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도록 집중시켰습니다.

다음 날은 항저우에 가서 ‘송성천고정(宋成千古精)이란 공연을 보았습니다. 객석이 움직이고, 무대 위에 말이 달리고, 화약이 터지고, 배경 영상과 똑같은 출연진들의 동작, 환상적 조명, 화려한 춤, 입체적 음악, 무대장치, 눈부신 장식과 의상 등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서호의 전설, 지역의 역사, 특산품 용정차를 주제로 다루었고, 관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아리랑’에 맞춘 춤도 있었습니다. 7년 전 이 공연을 보았을 때는 일본 음악과 춤이었는데, 이제는 관광객의 대상이 한국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관객들을 세계 각국에서 매일 모이게 하는 것은 능력 있는 감독의 상상력과 창의력, 먹고 살기 위한 간절함이 담겨있는 출연자들의 태도, 예술과 상업의 완벽한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해마다 열리는 국제아트페어에서 스위스의 한 화랑이 중국 작가 작품을 기획한 적이 있습니다. 전시부스 벽면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습니다.


'중국은 세계의 아틀리에다.


예술생산품을 위치 이동시키기,


빨간색 모노크롬 1000 작품


약 15만원의 가로, 세로 80cm짜리 빨간색 단색회화 1000점은 순식간에 팔렸습니다. 작품 뒷면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와 작가의 이름이 한자로 적혀있었습니다. 예술성이나 작가정신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중국이라는 공장에서 찍어 온 예술생산품을 유럽인들이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국 제품이 없다면 살 수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결론은 힘들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장난감, 우리가 입는 옷, 먹는 것, 매일 쓰는 전자기기, 어느 하나도 중국 제품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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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돌아오며 공연 분야도 이미 '메이드 인 차이나'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돈이 되는 세상, 문화가 자산인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큰 숙제라 생각됩니다.

토포하우스 대표 오현금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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