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100만 달러 이상 모기지 대출자의 연체율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고급 주택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고 17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모기지 대출 원금보다 주택 가격이 낮아진 소위 '깡통주택'이 속출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부동산을 처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주식에서 손실이 발생한 데다 연봉마저 감소하자 자산 처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애미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요즘 부자들은 예전의 부자 같지 않다"며 "200만 달러가량의 주택을 유지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대출 원금 아래로 떨어지자 290만 달러에 집을 처분하고 은행에 손실을 떠넘겼다.
리서치 업체 퍼스트아메리칸 코어로직의 조사에 따르면 올 9월을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 모기지 대출자 가운데 12%가 90일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했다. 이는 25만 달러 이하 모기지 대출자들의 연체율 6.3% 및 미국 전체 모기지 연체율 7.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1년 전만 해도 100만 달러 이상 모기지 대출자들의 연체율은 4.7%에 불과했다.
100만 달러 이상 모기지에서 디폴트가 늘어나면서 주택 소유자들은 빚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팔자'에 나서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거래는 대출업체가 모기지 전액을 상환 받지 않겠다는 동의가 있을 때 가능하다.
빚을 털어내기 위해 보유한 주택 가격을 후려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 커크랜드 소재 7280평방피트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홀즈넥트 씨는 매도호가를 125만 달러로 제시, 55만 달러 깎아내렸다. 이는 두 개 모기지 대출 규모보다 낮은 수준이다. 홀즈넥트씨는 럭셔리 주택 건설업체 포선스의 대표였으나 주택시장 불황으로 그의 회사는 두 달 전 파산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