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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제 사자성어로 말하면 '****'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2009년 한 해는 글로벌 경제에 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금융위기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휩쓸고 난 뒤의 땅 위에는 새로운 지도가 그려지기 시작했고, 경기침체의 상흔을 씻어내기 위해 각국 경제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는 작업도 시작됐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실제로 변한 것은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대실소망(大失所望), 즉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 내년에는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고진감래(苦盡甘來)의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격세지감(隔世之感): 올해 미국,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머징 국가들을 활약을 지켜보며 이 단어를 떠올렸을 것이다. 선진국들은 아직까지 경기침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반해 중국·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이머징 국가들이 포함된 주요20개국(G20) 회의가 G7(선진 7개국) 회의를 대체하는 글로벌 경제협의체로 격상된 것도 이머징 국가들이 올린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신흥국들의 발언권이 점차 커지면서 이제 유럽 등 선진국들도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 고장난명(孤掌難鳴): 중국 등의 등쌀에 밀린 ‘이빨 빠진 호랑이’ 유럽은 하나로 똘똘 뭉쳐 이 난관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유럽 각국은 리스본 조약을 맺고 보다 강력한 하나의 유럽, ‘유럽합중국’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0월 아일랜드에 이어 11월 체코가 리스본 조약에 서명하면서 이를 둘러싼 8년간의 유럽 내 갈등의 종지부를 찍었다.


유럽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이머징 국가들을 견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초대 대통령으로 반 롬푸이 벨기에 총리라는 인지도 낮은 정치인을 앉혀 놓음으로써 스스로 힘을 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더니 글로벌 금융업계가 딱 그 짝이다. 과도한 레버리지와 부실채무 등으로 세계 경제를 도탄에 빠뜨렸던 금융업계가 뒤늦게 개혁 작업에 착수한 것.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서둘러 금융개혁에 착수, 자본 규정과 감독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G20 회의에서도 경영진 보너스를 제한하고 자본확충 규정을 마련하는 등 때늦은 개혁에 나섰다.


그나마도 미국 금융당국이 부실여신의 기준을 완화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시행하기보다 부실을 가리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 첩첩산중(疊疊山中): 금융위기와 싸우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동원, 경기부양에 나섰던 각국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부담과 재정적자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4.8%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9월 말 일본의 정부부채는 GDP의 18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초에는 그리스, 스페인 등이 국가 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당하며 유럽이 그 위험성을 노출했다. EU(유럽연합)위원회는 내년 EU의 부채가 GDP의 84%까지 상승하고 2011년에는 88.2%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위기로 발생한 민간부채가 정부로 이전되면서 위기의 진원이 민간(금융권)에서 정부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는 지적. 내년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증세 및 지출삭감 등 획기적인 조치가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새옹지마(塞翁之馬)= ‘사막의 기적’이라고 믿었던 두바이의 성공신화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많은 이들에게 공허감을 안겨줬다.


두바이는 한 때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며 인공섬과 초고층 빌딩들로 대변되는 투기 붐을 조성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외국인 투자가 썰물 빠지듯 빠져나가면서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두바이 경제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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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1월 말 두바이 국영개발업체 두바이월드는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고, 전세계 시장은 제 2의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공포에 떨어야 했다. 41억 달러 수쿠크(이슬람 채권) 상환 만기일, 아부다비가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급한 불을 껐으나 아직 안심하기엔 일러 보인다. 지원금이 전체 채무액은 물론이고 채무조정액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


전문가들은 두바이가 외국인 투자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개발에 집중된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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