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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 유통라이벌도 동문

[재계 파워학맥] <10> 컬럼비아大 인맥
'실사구시' 노하우로 페어플레이
정재은 명예회장.신동빈 부회장 '새로운 도전' 리더십 닮은 꼴
영풍·사조그룹 CEO도 맹활약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미국 컬럼비아대학은 한국 경제 사회와 많은 인연을 맺어온 대학으로 유명하다.

조병옥 박사, 김활란 박사에 이어 해방 후 단행된 최초의 행정부 장관 중 김도연(재무부), 윤치영(내무부) 장관이 이 대학 출신이며, 유신 시대에는 대학에 다니는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코리아 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모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컬럼비아 동문 출신중에는 재계의 오너 경영인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중에서도 유통업 양대 라이벌인 신세계와 롯데가 대표적이다.

◆유통명가 신세계ㆍ롯데 일군 컬럼비아 동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은 1964년 이 대학 전기공학 학부를 졸업하고 산업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정통 컬럼비아맨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결혼한 후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병철 회장이 생존해 있을 당시 컬럼비아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정 명예회장을 통해 전자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977년 삼성전자 이사로 근무할 당시에는 미국 HP와 손잡고 HP 사업부 설립을 주도했으며, 19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해 삼성전자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며 이명희 회장과 함께 신세계를 이끌기 시작한 그는 경영 전면에 나서는 대신 1년에 한 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로 불러 세계 경제흐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 경영 등에 대해 강연하는 조언자로 자처해 신세계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가 국내 유통업계 대표주자로 올라서는 데 기여했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후계자인 신동빈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컬럼비아대 동문이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 부회장은 1980년에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호남석유화학 상무, 일본 (주)롯데 이사, (주)코리아세븐 전무,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지난 1997년 2월부터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만에 롯데제과 판매법인을 세우는 한편 러시아와 중국에 백화점 호텔을 진출 시키는 등 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일본에서 지냈을 당시 한국 롯데그룹을 이끌어왔던 신격호 부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은 일본 사업을 맡으면서 경영자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재계 유일한 현역에서 뛰고 있는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후계 문제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아들중 누가 간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영풍그룹 오너 컬럼비아 동문 오너 3형제 눈길= 오너 일가가 컬럼비아 대학 출신으로 유명한 또 다른 기업은 영풍그룹이다. 고 최기호 창업주의 3형제인 최창걸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등이 나란히 컬럼비아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영풍그룹은 창업주 이후 형제가 돌아가며 형제간 경영권 승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동생인 최창근 회장에게 자리를 물러주고 명예회장으로 한발 물러난 최창영 명예회장은 품질향상, 기술우위에만 전념해온 전형적인 이공계 CEO다. 외부 활동 보다 기술개발에만 전념해 '운둔형 CEO'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의 리더십 덕분에 고려아연은 생산성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최창근 회장은 전세계 30여개국을 누비며 고려아연의 글로벌 경영을 주도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자원 분야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몽골, 잠비아, 콩고, 페루 등 주로 저개발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광산업체 경영진과 만나 사업 제휴와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1977년 창업주인 부친이 타계하면서 사조산업을 이어받았다. 당시 5억원의 빚에 오일쇼크까지 겹치는 불운을 겪었으나 선원들의 급여를 파격적으로 현실화해 이직을 막고 생산성을 높여 회사를 현재의 지위에 올려놨다.


'생선도 머리부터 썩듯, 기업이 잘 되려면 최고경영자는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활신조를 갖고 있는 주 회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컬럼비아 대학 동문 경영인들의 특징은 현실 경제에 매우 뛰어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 대학의 학풍인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 경제ㆍ금융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 북부지역에 위치해 있어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분야가 강하다는 게 이 대학 동문들의 설명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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