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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세계 1등 'TV 성공 DNA' 가전에도 이식

삼성전자 2010 새신화 쓴다 <1> 글로벌 톱 TV 저력은 어디서


LED·LCD 大화면·디자인 선도 TV 맹주 군림
역발상 마케팅전략·스피드경영 경쟁사 따돌려
여전히 배고픈 삼성 LED 앞세워 영토 확장계획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올해는 TV 생산을 시작한지 33년이 되는 해다..이제는 부품이 아닌 첨단 세트제품에서도 세계 1위가 나와야 할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에 열린 삼성전자 전략품목 특별회에서 이제는 반도체 신화를 전자제품에서도 구현할 때가 됐다며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의 TV는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휴대폰은 노키아의 뒤를 바짝 뒤쫓으며 세계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TV와 휴대폰의 성공 DNA를 다른 제품군에도 이식하겠다"며 백색가전 시장에서도 삼성의 돌풍을 예고했다. '추격자'에서 글로벌 리더로 역할 바꾸기에 성공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을 조명하고 '2010년'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 삼성전자의 저력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분석해 봤다.


삼성전자는 세계최대의 TV 생산업체다. 영국의 BBC가 TV방송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나서야 TV생산을 시작한 우리나라의 가전업체가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LCD TV, LED TV 등 최첨단 TV시장을 선도하며 '대화면', '디자인'을 중심으로 '게임의 규칙'을 바꿔나가는 역발상의 마케팅 전략과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스피드 경영, 지속적인 브랜드 제고를 통해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의 종합 가전회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2006년 이후 TV시장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는 수량기준 17.4%(2498만대)과 금액기준 22.1%(159억달러)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질주하며 독주체제를 굳힌 상태다.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는 성장률은 놀라울 정도다. 올 3분기 전 세계 TV시장은 전분기 대비 수량기준으로 22%, 금액기준으로 11%가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LCDTV는 수량기준 24%, 금액기준 12%가 늘었다. 특히 세계적인 불황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LCD TV 시장에서 올 3분기 690만6000대를 판매, 지금껏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던 작년 4분기 660만7000대보다 30만대 가량 판매량을 늘려 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 TV시장서 '게임의 규칙' 주도=TV분야를 장악한 메이커가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해온 것은 70년 역사속에서 입증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전의 왕'으로 불리는 TV산업은 기술력은 물론 제품력, 마케팅 역량까지 결합돼야 비로소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무한 경쟁' 시장이다.


1939년 미국의 RCA는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방송시연에 성공하면서 TV시장의 문을 연 후 1970년대 이후에는 소니가 보다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 구현이 가능한 트리니트론 브라운관을 앞세워 가전시장에서까지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이처럼 미ㆍ일 선진기업들이 수십년에 걸쳐 구축한 철옹성을 무너트리는데는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측한 경영진의 '선견지명'과 과감한 투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말 디지털화ㆍ평판화가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아래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1997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TV를 개발하고 약 1500건의 특허를 등록하며 경쟁기업들을 앞서 나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일본기업이 주도해온 고품질 화질 경쟁을 의도적으로 회피, '대화면 경쟁'으로 게임의 규칙을 바꿔나가는 한편 원가경쟁력을 무기로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대화면 TV의 고객 집단을 일반에까지 확장함으로서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제품 차별화 전략을 무력화시켰다.


또 2006년에는 와인잔을 본뜬 '보르도 TV'를 히트시키며 디자인 차별화에 성공, 결국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 LED TV 앞세워 영토 확장=삼성전자는 아직 배가 고프다. 1위 자리에 만족하기는 커녕, 새로이 선보인 LED TV를 앞세워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 TV시장인 유럽에서 4년 연속 LCD TV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는 최근 LED TV 인기에 힘입어 LCD TV 판매 1위 국가를 확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집계한 유럽 19개국중 삼성전자는 올해 8월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등 16개국에서 누적 금액 기준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12개국에서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핀란드 4개국을 추가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필립스와 LCD TV 시장의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했던 독일의 경우 LED TV 출시 직후 프리미엄 TV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 4월부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LED TV를 앞세워 네덜란드, 스위스, 아일랜드 3개 국가를 포함, 유럽 19개국 모두에서 올 연말까지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미국과 중동시장에서도 LED TV 돌풍은 거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78년 미국에 TV 수출 이후 29년만인 지난 2006년 미국 TV시장을 평정한 이래 지금까지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에는 LED TV를 통해 점유율을 더욱 늘리며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올 1~8월 누적으로 40인치 이상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금액기준 46.1%, 수량기준 40.0%를 차지해 독주체제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미국 LED TV 시장에서 수량기준 92.0%, 금액기준 91.7%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이란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삼성 LED TV는 7월 현재 금액기준 92.1%, 수량기준 85.3%라는 압도적 점유율 차지하며 'LED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기는데 성공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LED TV시장은 30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하겠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0~4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업체의 도전이 거세겠지만 반도체와 LED까지 생산하며 원가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벽을 뛰어넘기는 불가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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