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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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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해상작전헬기전대 훈련체험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아프리카 북동부 소말리아 해역에서 청해부대와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잠헬기 수퍼링스(Super Lynx).


잠수함의 천적이라는 링스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17일 경남 진해시에 있는 해군 6항공전단 예하 62 해상작전헬기전대(전대장 강병춘 대령·해사 37기)를 찾았다.


브리핑을 듣고 활주로에 발을 들여놓으니 세찬 바람이 와 닿았다. 섭씨 3도라고 했지만 초속 15m로 부는 바닷바람은 조종사복을 뚫고 들어와 온몸을 얼어붙게 했다. 5대의 링스헬기는 말없이 기자를 맞이했다. 헬기들은 가상의 적 잠수함을 찾아 제거하는 훈련을 위해 24시간대기 중이었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링스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헬기를 조종하는 조정사 2명, 소나를 담당하는 조작사 1명이 탑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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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작전사령부의 출동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조종사들은 활주로를 뛰기 시작했다. 출동명령 후 최소 20분 안에는 이륙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기자도 구명조끼 장비를 착용하고 허겁지겁 뛰었다. 뒷자석에 탑승하니 숨이 차올랐다. 링스헬기는 헬기조종사 2명, 소나를 담당하는 조작사 1명이 탑승한다. 한명이 겨우 앉을 만한 공간만이 남아 있었다.


사뿐히 날아올라 활주로 10m 상공에서 내며 대기하던 링스는 관제탑의 긴급출동 명령(scramble order)이 떨어지자 몸체를 앞으로 기울인 다음 빠른 속도로 바다를 향해 날아갔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링스는 수면 15m위로 고도를 낮춰 헬기바닥에서 소나를 바다로 내려 보냈다.


링스는 이륙한지 2분도 안 돼 고도 500피트에 이른 고도를 유지한 채로 부대를 벗어났다. 진해 앞바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수송선, 어선 등이 점점이 들어왔다. 링스는 대함작전때는 함대공미사일 등을 피하기 위해 고도 120m를 유지한다. 잠수함을 잡는 대잠임무때는 고도 60m에서 비행한다.


30여분쯤 날자 헬기는 건설중인 거가대교를 지나 남동쪽 15마일 지점에 도착했다. 헬기는 적 잠수함을 포착한듯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면위 12m까지 내려갔다. 블레이드가 내뿜는 거센 바람에 파도가 링스를 덮칠듯이 넘실거렸다. 파도에 부딪혀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겁이 났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잠수함과 함정, 물고기떼를 구별하는 방식은 오직 소리뿐이다. 잠수함은 소리의 강도, 주기 등을 판단해 찾아내기 때문에 조작사의 능력에 달렸다.


그러나 링스조종을 맡은 김정현 소령(사관후보생 86기)은 “바람이 심한 날에 잠수함 탐색임무를 할때는 신경이 날카로워진다”면서 “이런 실전훈련을 통해서만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곧바로 소나장비를 내렸다. 적 잠수함을 찾아내기 위한 장비인 소나(SONAR)는 음파로 수중 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다. 음향탐지장비 혹은 음탐기로 부른다. 최대 수중 300m까지 내려보낼 수 있는 소나는 헬기 뒷자석에 앉아있는 조작사가 조종한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링스는 대함작전시에는 지대공, 함대공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고도 400피트를 유지하며 대잠임무때는 200피트를 이용해 비행한다.


소나는 통상 헬기 동체 바로 밑에 있어야 하지만 이날은 높이 2m가 넘는 파도 때문에 고기가 문 낚싯줄처럼 천방지축으로 움직였다. 헬기도 소나에 끌려다니는 듯 했다. 그러나 조작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에 나오는 노인이 거대한 물고기와 싸움을 벌인 것처럼 사투를 벌였다. 드디어 소나의 위치를 자리잡고 음파를 쏘기 시작했다.


“뚜~~뚜~~뚜”


조작사는 잠수함과 함정, 물고기떼 등 구별을 오직 소리에 의존한다. 수많은 음파가 존재하는 수중에서 잠수함을 찾는 것은 노련한 조작사의 능력에 달려 있다. 기자도 음파에 귀를 기울여봤지만 모두 다 똑같은 소리처럼 들렸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링스는 함정을 겨냥한 시스쿠아(Sea-skua) 대함미사일을 2~4기와 잠수함을 겨냥한 토페도(Mark 44 torpedo) 대잠미사일 2기를 장착한다.


조작사인 박진성 중사(부사관 189기)는 “소리하나에 의지하기 때문에 모든 소리에 신겨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평소 청음훈련으로 다양한 소리를 구별하지만, 실전에서는 더욱 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분쯤 지났을까. 소나를 걷어올린 링스는 다른 지점으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잠수함이 빠져나갈 수 있는 지점을 예상해 2~3곳에서 음파를 쏴보기 위해서였다. 소나는 탐지거리가 18km나 되는 만큼 적 잠수함은 음파에 걸려들기만 하면 그야말로 ‘독안에 든 쥐’ 신세가 된다.


잠수함도 꼼짝 못하는 ‘링스의 위력’ 링스헬기 조종을 맡은 김정현소령(사관후보생 86기.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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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를 이용한 훈련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러나 이미 3시간이라는 시간이 흐른뒤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링스는 다시 진해 앞바다 상공을 날고 있었다. 이제서야 노을이 눈에 들어왔다.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은 링스는 언제 거친 파도를 헤치며 훈련했냐고 묻는 듯했다. 이들이 있어 오늘도 바다 속 안보는 튼튼하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사진제공=월간항공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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