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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안심할 수 없는 반등시도

기술적 반등 있겠지만 매수하기에는 부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지난 주 글로벌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두바이 쇼크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두바이의 최대 공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으로 유럽증시 및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지난 주말 유럽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두바이 쇼크도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두바이 쇼크에 대한 우려감이 가장 컸던 유럽 금융지수는 1.5% 이상 반등에 성공했으며, 추수감사절을 마무리하고 다시 열린 미 증시 역시 장 초반 2%대 급락에서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1%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지난 27일 4% 이상 폭락하며 여타 증시에 비해 낙폭이 과도했던 국내증시 역시 미 증시의 제한적인 하락과 유럽증시의 반등 소식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술적 반등을 통한 차익을 노린다면 초단기적인 투자도 가능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무리하게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 이유는 국내증시의 급락 혹은 미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비단 두바이 악재만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먼저 지난 주 국내증시는 코스피 기준으로 -5.9% 하락했다. 이는 MSCI 전세계 지수(-0.4%)와 MSCI 신흥국지수(-2.5%)의 하락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국내증시가 유독 낙폭이 컸던 가장 큰 이유는 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의 경우 소극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국내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지 못하고 있고, 기관 역시 늘어가는 환매 압력에 이렇다 할 매수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개인만이 지난 5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서며 유일한 매수 주체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을 뿐이다.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세에 나서야 꼬인 수급이 풀리면서 증시가 살아나길 기대할 수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를 마냥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내 은행을 매도하는 창구가 대부분 은행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자금의 유출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브프라임 시기에도 미국 대형은행들은 자신의 자본상각을 대비해서 상당한 자금을 회수해간 경우가 있는데, 동유럽에 대한 부담감과 이번 두바이 디폴트 가능성이 결부되면서 유럽계 은행들은 자본상각을 위한 자금확보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CDS 프리미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동의 경우 두바이를 제외하고 부도위험에 대한 인식이 중동지역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는 분위기지만, 서유럽 주요 대형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상승흐름은 이어졌다.


두바이 국가부도 자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소비 변수도 주목할 만 하다. 예상치 못한 두바이 사태로 인해 미국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다소 약해졌지만, 사실상 미국의 연말 소비회복 여부는 글로벌 증시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였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1% 대 하락 마감한 반면 변동성(VIX)지수는 20% 이상 급등한 24.7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의 하락 정도에 비해 변동성지수의 상승폭이 크다는 점은 두바이 뿐 아니라 연말 소비 및 고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바이 사태에 대해 유럽 및 미국 증시가 진정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국내증시 역시 기술적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 가능성, 미국의 연말 소비회복에 대한 우려 등이 여전히 자금의 물줄기를 막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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