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두바이 국영개발업체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의 수도인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두바이와 더불어 UAE를 구성하는 토후국들 중 하나인 아부다비는 UAE의 수도로 그 심장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와 이를 바탕으로 한 건설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두바이와 달리, 국부펀드를 통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화 자산과 오일머니를 보유한 아부다비는 UAE 내부에서도 가장 부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두바이월드 채권자 및 투자자들은 아부다비의 입만 바라보고 실정. 두바이의 몰락으로 인한 경제적 침체를 반길 수 없는 아부다비의 입장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아부다비가 지난 2월 두바이 채권 1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으로 전세계 시장이 급락한 것과 관련, 아부다비 측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크게 걱정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아부다비가 두바이 지원에 나설 정도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WSJ은 덧붙였다.
아부다비 정부는 WSJ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정부 관료는 두바이 정부의 일 처리방식을 옹호하며, 두바이가 내주 재건계획과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부다비가 이번 일은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부다비 지역은행들도 두바이월드의 채권자들일 뿐 아니라, 두바이월드의 디폴트로 중동의 주요 자산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넘어가는 일을 내버려둘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아울러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 직전, 아부다비의 주요 국영 은행들이 두바이의 50억 달러 채권 발행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걸프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백지수표를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통념을 깬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형제국이지만 때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앙숙으로 돌변하는 등 복잡하고 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도록 내버려뒀다는 것 자체가 그 증거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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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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