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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인공섬 침몰위기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두바이가 야심차게 추진한 인공섬이 침몰 위기다.

인공섬 팜 아일랜드 개발업체 나킬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두바이월드가 채권자들에게 채무상환 유예를 요청한 것. 한 때 두바이 신화의 중심이었던 이 국영개발업체가 사실상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25일(현지시간) 두바이정부는 두바이월드가 채권자들에게 만기일을 내년 5월30일로 6개월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채무유예는 자회사 나킬이 갚아야하는 내달 만기 이슬람 채권(수쿠크)에 곧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나킬의 채무부담은 35억~40억 달러로 추정된다. 나킬 외에도 DP월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두바이월드가 지고 있는 전체 채무 규모는 5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정부는 두바이월드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딜로이트의 아이단 버켓을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로 고용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월드가 실행해온 자체적 구조조정만으로는 회사 재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바이 대표 국영개발기업의 몰락에 시장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정부는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1주일 넘게 휴장하는 국경일 에이드 알-아다가의 시작 직전 이를 발표했지만, 두바이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까지 300bp를 밑돌았던 두바이 채권의 CDS 프리미엄은 두바이월드의 채무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420.60bp까지 치솟았다.


두바이 소재 알게브라 캐피탈의 모히딘 크론폴 매니징 디렉터는 “매우 실망스러운 발표”라며 “두바이월드의 구조조정과 채무에 관한 추가적인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역은행 관계자는 “두바이월드가 기술적으로 채무상환 유예 결정을 얻어낼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두바이월드의 신용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이 두바이 경제의 신용을 측정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은 다른 두바이기업들의 채무 상황을 들여다보는 리트머스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이는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이 두바이 경제 전반의 위기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 때 붐을 이뤘던 두바이 건축 경기는 은행권 유동성 공급 축소와 금융위기로 인한 해외 투기세력의 철수로 급격한 냉각기를 맞았다. 특히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인한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UBS는 최근 이미 지난해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두바이 집값이 3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두바이월드의 채무 역시 대부분 지난 5년간의 부동산 활황 시절 조달한 것이 대부분. 신용평가사들은 두바이 전체 기업들의 채무가 현재 800억 달러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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