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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아파트 대안 '리모델링', 법제개선 필요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지은 지 15년이상 된 아파트는 난방 배관이 파열되거나 철근이 녹슬어 물이 새는 등 말썽을 일으킨다. 1980~90년대 초반 준공된 아파트는 소형이 많고 최근 지어진 단지들보다 구조가 다양하고 세련되지 못하다. 지상 주차장은 매연, 소음, 안전 등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처럼 노후화된 아파트의 슬럼화를 방지하기 위해 재건축 외에도 대안이 되는 게 리모델링이다. 40년 연한인 재건축을 기다리기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시간도 너무 길다. 더구나 12층 이상, 용적률 200%이상의 중·고층 고밀도 단지들은 현행 재건축 완화조건상 사업성이 결여돼 재건축 사업 추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해진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재활용해 건설폐기물을 줄이는 등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재입주율에 대해 재건축이 20% 이하라면 리모델링은 80% 이상으로 실거주자 중심의 주거환경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부동산 투기 부작용도 덜 수 있다.


따라서 최근 학계와 건설업계에서는 리모델링 활성화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리모델링은 아직 법제나 제도상 미흡한 부분이 많고, 정부의 의지나 주민들의 인식 자체도 높지 않은 상태다.

◇ 관리 차원의 법제도..숫자만 내세우는 행정


지난 1993년 3월 입주해 15~20평대 소형평형 2742가구 대단지로 이뤄진 1기 신도시인 부천 중동 반달마을의 경우 주민동의율이 77%였지만 부천시 조례의 용적률 최대한도 300%이하 규정에 막혀 사업추진이 더뎌지고 있다.


현재 아파트 리모델링은 사용승인일부터 15년 이상인 단지가 가능하며 주택법에 용적률 확대 범위는 기존 20%에서 30%로 완화됐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3종주거지역에 대해 용적률 최대한도를 정해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에서는 각 지방자치 도시계획조례가 정한 범위(250~30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용적률 제한을 가한다.


따라서 기존에 고밀도로 지어진 단지들은 30%범위로 증축하게 되면 최대한도를 넘어 리모델링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물론 용적률 최대한도 제한은 장기적인 도시계획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단지주변의 쾌적성,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 삶의 질과 관계된 부분이다.


하지만 재건축, 신축이 아닌 아파트 리모델링에서 용적률 적용범위를 숫자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이미 15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와 학계의 입장이다. 당시에는 용적률이 200~300%대의 단지들이 많이 건립됐기 때문이다. 또 용적률 확대는 주로 소형 평형대 거주자들의 요구가 크고 각 단지별로도 기존 용적률과 주변환경이 다르다.


따라서 이런 단지들에 대해서는 일괄적 잣대로 용적률 제한을 두기보다는 안전, 일조권, 이웃 주민이나 동간 피해 등을 잘 분석해 무리가 없는 선에서 용적률 확대를 유연하게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만약 리모델링 후 최대한도 300%를 넘지 않은 단지일지라도 이웃 동과 아파트 주변 주택거주자에게 일조권 침해 등 피해를 준다면 기존 용적률을 그대로 지키는 대수선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리모델링 증축범위에 대해 주택법과 국토법이 서로 상충하는 면이 있어 법제처에 법제심사의뢰를 해놨다"면서 "활성화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고 내년 중에 제도개선방안에 대해 용역을 줘 이후 공청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직 증축 기술 있어도 써먹지 못한다


현재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수평증축만 가능하고 수직증축이 허용되지 않아 평면을 전후면으로만 넓힐 수 있다.


수직증축을 하게 되면 최근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처럼 주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평면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층마다 가구수를 줄이고 수직으로 증축된 층에 나머지 가구 수를 더할 수 있어 옆면으로의 증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직증축에 대해 정부는 안전성 우려로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구조기술사회나 건설업계 등에서는 안전성을 확보한 수직증축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구조건축기술사회 관계자는 "아파트가 많은 우리나라는 외국보다도 리모델링 수직증축의 시공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실제로 그동안 수직증축에 따른 하중의 구조검토와 이에 따른 보강안도 마련된바 있지만 실제 적용하지 못한 예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건축물은 인동간격 등의 문제로 수평증축이 쉽지 않아 수직 증축을 법적으로 허용해 형평성의 문제도 생긴다. 또 아파트 리모델링 시 수평, 수직증축을 함께 하게 돼 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용어설명
용적률이란 전체 대지면적에서 건물 각층의 면적을 합한 연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연면적은 지하면적을 제외한 지상면적의 합계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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