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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허브의 꿈' 그리고 금호건설

다시 물류허브 쫓는 두바이, 공항건설의 선두주자 금호건설

[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지난해 여름, 열사의 땅 두바이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후 두바이에서 좀처럼 좋은 소식이 없다.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부채와 수많은 프로젝트의 중단, 그리고 짐을 싸는 사람들. 그렇게 화려했던 두바이가 하루 아침에 몰락한 듯 보였다. 과연 그런 것일까?

◇ 요즘 두바이의 화두는 '다시 물류허브'


최근 두바이에 대한 비판에서 핵심어로 쓰이는 휘발성(volatility)과 취약성(vulnerability), 그리고 투명성 부족(lack of transparency) 등은 사실 두바이에게 그다지 새로운 말들이 아니다. 두바이는 원래부터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두바이에 대해 비교적 균형 잡힌 시각으로 애정 어린 경고를 아끼지 않았던 학자가 있다. 최근 독립연구기관 걸프리서치센터(GRC)의 에카르트 우어츠 박사는 2010년 두바이를 포함한 중동의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급락이 두바이의 물류허브 기능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이 체재비용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중동의 물류허브 두바이를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논리다.


비록 투기적 투자자들이 떠난 부동산시장은 썰렁하지만, 두바이의 남부럽지 않은 지리적 위치와 고유의 개방성이 만들어낸 비교우위는 여전히 두바이를 매력적인 중동의 허브로 남게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두바이의 요즘 화두는 '다시 물류허브'다.



◇ 두바이 신공항 : 이어지는 '허브의 꿈'


기자가 금호건설의 현장을 찾은 것은 두바이의 '허브의 꿈'의 상징, 세계 최대의 공항 '두바이 월드 센터럴 알 막툼 국제공항'(DWC-AMI)을 보기 위해서다.


예상대로 DWC-AMI 현장의 첫인상은 황량했다. 내년 6월 개장을 앞둔 국제공항 치고는 곳곳에서 두바이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흔적들이 보였다. 드넓은 부지에 단지 몇몇 곳에서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욱 금호건설 중동지역 책임자(상무)는 "금호건설이 짓고 있는 '여객터미널 마감공사' 현장과 이웃한 관제탑, 그리고 제1활주로는 거의 모두 완공단계다. 내년 6월 개장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변화된 경제환경에 맞춰 단계별 프로젝트 진행이 다소 늦춰지는 등의 '조정'은 있지만 DWC-AMI 프로젝트는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침 17일 현재의 두바이 공항과 두바이 신공항(DWC-AMI)을 모두 운영할 국영기업 '두바이 에어포트'의 최고경영자(CEO) 폴 그리피스는 두바이 국영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이 "오는 2020년경 새로운 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내년 6월 공식 개장과 함께 10월 여객운송을 시작한다. 2015~16년 사이에 두 개의 대형 여객터미널을 갖추게 될 것이다"며 두바이 신공항의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DWC-AMI는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여객운송을 시작하면 이미 완공된 제1활주로와 금호건설이 짓고 있는 여객터미널을 통해 연간 500만 명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일정이 다소 조정되긴 했지만 두바이의 '허브의 꿈'의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 금호건설은 단지 운 좋은 기업??


전체적으로 황량한 듯한 첫인상을 줬던 두바이 신공항 현장이었지만, 60명의 관리인력과 1600명의 기능공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금호건설의 현장은 유독 활기가 가득했다.


"우리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비교적 마음 편히 일하고 있으니까요"


최근 김동욱 상무가 중동 건설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 제일 먼저 꺼낸 말이다. 금호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인프라 공사인데다 확보된 재원을 사용하는 소위 '관급공사'라 공사대금 지연문제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


더구나 지난 수년간 두바이에서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금호는 확실히 마음 편히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상무는 "금호건설은 이미 현지 발주처들로부터 공항건설에 있어 전문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발주처도 공항건설 문제에 대해 우리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중동의 공항들이 노후화돼 있어 가시적인 공항 프로젝트만 약 150억 달러 정도다. 금호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로 부가가치가 높은 공항공사 프로젝트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호건설은 두바이 신공항 여객터미널 마감공사(1억 8000만 달러) 외에도 아부다비 공항의 관제탑 공사(6000만 달러)도 진행하고 있다. 두 공사 모두 약 80% 정도의 양호한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금호건설은 UAE의 북부 토후국인 라스 알 카이마(RAK)에서도 약 1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건설업체에 비하면 그다지 큰 공사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기에도 중동 국가가 결코 쉽게 버릴 수 못하는 '허브의 꿈'을 실현해 줄 수 있는 전문기술을 갖추고 있고, 요즘 어려워졌다는 중동 건설시장에서 알짜배기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호건설은 결코 '운 좋은 기업'만은 아닐 것이다. 실력있는 기업, 금호건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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