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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상사 이어 오일뱅크 경영권 되찾을 듯

IPIC와의 소송서 승리
2조원대 인수금액 마련에 범 현대가 참여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현대종합상사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경영권도 되찾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그룹 해체후 10년여만에 자원개발(현대종합상사)와 에너지 사업(현대오일뱅크)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돼 과거 현대그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중재법원(ICC)은 현대오일뱅크의 2대주주인 현대중공업(19.87% 보유)이 70%를 보유한 최대주주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를 상대로 “2003년 체결한 계약을 IPIC가 위반했다”며 낸 소송에서 최근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IPIC는 자회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전량을 시장 가격보다 싼 값에 우선인수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양사가 지난 2003년 체결한 계약서에는 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면 상대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시장 가격의 75% 수준에서 넘겨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있다. 이번판결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주식을 전량 혹은 30% 이상 매입하면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강제조항데로 현대중공업이 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시장 가격의 75%에 사들인다고 할 때 소요되는 자금은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이 매입을 할 경우 1조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IPIC, 배당약속 불이행=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9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자금난에 빠진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50%를 IPIC에 매각했다. 이어 2002년 현대오일뱅크가 다시 자금난에 빠지자 IPIC는 회사에 금융지원을 진행했으며, 현대중공업은 보상 차원에서 2003년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을 2억달러까지 독점적으로 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IPIC와 계약했다. 독점 배당 금액 2억 달러를 채우기 전까지는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경영권 참여 권한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또한 IPIC가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매각할 경우 현대중공업에 인수 우선권을 주기로 약속했다.


2006년 콜옵션 행사 등을 통해 지분율을 70%로 끌어올린 IPIC는 그러나 2007년부터 배당을 받아가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IPIC 측은 2007년말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현대오일뱅크 지분 3자 매각을 추진했다. GS칼텍스와 STX그룹 호남석유화학 등이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며, IPIC와 GS칼텍스 사이의 지분 매매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GS칼텍스 등을 대상으로 주식매수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데 이어 지난해 3월 “고의로 배당을 안 받으며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참여와 배당 재개를 막았다“며 IPIC와 자회사 하노칼홀딩스를 ICC에 제소함으로써 IPIC측의 지분 매각에 제동을 걸고 법정 싸움을 개시했으며, 1년 반여 만에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ICC의 판정은 단심제인데다가 각국 법원에서 이를 뒤집은 전례가 거의 없어 IPIC가 이번 판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개별 법원에 내더라도 승소할 여지는 없다”며 현대중공업측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범 현대가 지원 가능성= 지난달 현대종합상사 인수를 확정지은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근 조선·플랜트·기계 등 주력사업에 이어 에너지 및 환경분야에 신성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자원개발 및 에너지 사업으로 분야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조선업계 불황으로 2조원대의 인수 금액 마련이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이 과정에는 범 현대가가 참여하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는 현대중공업 이외에도 현대자동차(4.35%) 현대제철(2.21%) 현대산업개발(1.35%)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만큼만 인수전에 참여한다해도 현대중공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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