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수사기관이 증거자료로 삼기 위해 피해자의 진술을 녹화하다가 자체 과실로 이후 재녹화를 하게 됐다면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아동성추행을 당해 조사를 받던 중 수사기관의 과실로 불필요하게 재녹화를 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A(10)양과 A양의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총 6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양은 만 4살이던 2003년 4월 아동성추행을 당해 경찰서에서 어머니와 함께 진술 녹화를 했으나, 경찰관의 캠코더 조작 실수로 증거자료로 채택되지 않자 이후 재녹화를 하게 됐다. 이에 A양과 A양의 부모는 "반복되는 진술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불필요하게 반복된 조사 녹화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추인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산하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원고들이 "대질신문을 강요받는 등 조사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었고, 피의자를 불기소처분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를 청구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편파 수사 등 수사절차상의 위법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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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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