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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명품 지고 '패스트패션' 뜬다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일본 패션업계의 트랜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때 명품에 열광하던 일본 소비자들이 이제 제품 자체의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이른바 '패스트 패션' 업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9일 전했다.

패스트 패션이란 급변하는 유행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해 패스트 푸드같이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가 일본 철수 계획을 발표하고 루이뷔통은 매장 오픈 계획을 취소하는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맥도 못 추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업체인 스웨덴의 헤네스앤모리츠(H&M)와 미국의 포에버21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장 증설 계획까지 내놨다.


지난 4월 일본의 패션 중심지인 도쿄(東京) 하라주쿠(原宿)에 매장을 오픈한 포에버21는 앞으로 9~12개월 안에 2~3개 매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포에버21의 래리 메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소매업계의 환경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일본은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일본으로 처음 진출한 H&M은 오는 14일 신주쿠에 남성·여성·아동 의류뿐 아니라 구두까지 진열해놓은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H&M은 현재 일본에서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이면 매장 앞에 장사진이 형성될 정도로 H&M과 포에버21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오모테산도 거리는 대조적이다. 유명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좀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한산하다.


지난해 루이뷔통은 올해 일본의 명품 판매가 10% 줄 것으로 예상해 긴자 매장 오픈 계획을 취소했다. 지난달 베르사체는 일본 내 모든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메이어 CFO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명품은 더 이상 인기 상품이 아니다"라며 "불황이 패스트 패션 시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H&M는 올해 2·4분기 일본에서 2억3900만크로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1억6700만크로나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가 소매업계에 불황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H&M의 크리스틴 에드먼 일본 지점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그 동안 일본 소비자들은 저가 상품은 곧 낮은 품질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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