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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첫 채권발행 실패...보금자리사업 '어떻게'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번째 채권발행에 실패했다. 정부가 보증하는 공기업이 채권 발행에 실패한 것은 초유의 일로 LH가 시행하는 보금자리주택 건설, 토지비축 등 대규모 국책사업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LH는 최근 5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채권발행이 응찰자 부족으로 유찰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자입찰에는 5개 증권사가 100억원씩 총 500억원 규모로 응찰했다. 하지만 LH는 당초 목표치인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자 유찰시켰다.


이는 LH가 통합 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채권 규모가 이미 15조4000억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시장의 물량 소화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LH의 부채 규모가 500%에 달한다는 점에서 LH의 재무건전성이 시장에서도 우려할만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기금이 한 기업에 과도한 투자를 못하도록 하는 동일기업 자산운용비율을 제한한 조항도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H도 이같은 상황을 감지, 지난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사상 첫 기업설명회를 열고 부채탕감책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이날 LH는 △임대사업에서 보금자리주택으로 수익성 강화, △국민주택기금(22조원)의 출자금 전환, △복리채, ABS 등 발행 검토 △연 2회 해외채권 발행 등의 묘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처럼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면서 올해 시작되는 보금자리주택 건설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수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LH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감독규정상 LH채권에 대해 자산운용비율 적용 제외 채권으로 지정했으나 금융회사들은 내부 지침이 바뀌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며 "오는 13일 재입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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