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큐피드·프시케의 사랑 표현한 순백의 무대로 시작
베르디·푸치니·로시니 가면 등장…아르마니 추모 패션쇼
한국 선수단, 박지우·차준환 기수 앞세워 22번째로 입장
머리이어 캐리·랑랑·안드레아 보첼리·샤를리즈 테론 출연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축구 성지 산시로에서 개회식을 열고 17일간의 열전을 향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탈리아 정부가 올림픽과 관련한 신규 시설 건설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번 올림픽은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를 비롯한 이탈리아 6개 지역에 분산 개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개회식도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카운트다운이 끝난 뒤 개회식의 주제인 '조화'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아르모니아(Armonia)'가 대형 스크린에 새겨지며 개회식이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의 조화: 판타지아'를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첫 무대는 신화 속 큐피드와 프시케의 사랑을 순백의 미학으로 풀어냈다. 무용수들이 이탈리아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의 대표 조각 작품 네 점을 배경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 영혼의 여정을 표현했다. 하얀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군무는 인간이 사랑을 통해 성숙해간다는 메시지를 섬세하게 전했다.
'판타지아'를 주제로 한 무대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배우 마틸라 데 안젤리스가 지휘봉을 들고 등장했고,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니의 가면을 쓴 인물들도 무대에 올랐다.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 '투란도트'의 '아무도 잠들지 말라' 등 오페라 명곡들이 연주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하늘에는 빨강·파랑·노랑의 거대한 물감 튜브가 등장했고, 곧이어 물감이 쏟아지며 무대는 세 가지 원색이 빚어내는 총천연색으로 화려하게 변화했다.
이탈리아 배우 마틸라 데 안젤리스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노의 가면을 쓴 출연진과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이탈리의 조화: 판타지아'를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이어 세계적인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등장해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머라이어 캐리는 날다라는 의미의 '볼라레(Volare)' 후렴구로 유명한 넬 브루 디핀토 디 브루(Nel blu, dipinto di blu·파랗게 물든 푸르름 속에서)'와 자신의 히트곡 '불가능은 없다'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커티스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입장한 뒤, 지난해 9월 타계한 이탈리아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추모 무대를 겸한 국기 게양식이 이어졌다. 흰색·붉은색·초록색의 이탈리아 삼색기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패션쇼 형식의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모델 비토리아 체리티가 삼색기를 의장대에 전달했다. 이탈리아 가수 라우라 파우지니가 이탈리아 국가를 부르는 가운데 이탈리아 국기가 게양됐다.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조반니 안드레아 자논의 연주를 배경으로 황금빛 올림픽 오륜이 완성되며 본격적인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관례에 따라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했고, 이탈리아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한국 선수단은 스피드스케이팅의 박지우와 피겨스케이팅의 차준환을 기수로 앞세워 22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들 입장이 끝난 뒤에는 '시간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동계올림픽의 역사를 조망한 무대가 펼쳐졌고 92개 참가국 국기가 입장했다. 조반니 말라고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커티스 코번트리 IOC 위원장의 연설과 세르조 마타렐리 이탈리아 대통령의 개회 선언이 이어졌다.
안드레아 보첼리의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가장 유명한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열창하는 속에서 성화 봉송이 이어졌다.
1982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의 주역들에 이어 이탈리아 역대 하계올림픽 영웅들이 넘겨받으며 성화는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을 떠났다. 이어지는 '평화의 비둘기' 공연 중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국 영화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깜짝 등장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림픽기가 게양되고,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로 이탈리아의 오페라 가수 체실리아 바르톨리가 올림픽 찬가를 열창했다.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 UPI연합뉴스]
산시로를 떠난 성화가 밀라노 평화의 문에 설치된 성화대에 점화되면서 3시간30분 가량의 개회식이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알려진 '매듭(Knots)'에서 착안한 구 형태의 성화대도 밀라노의 평화의 문과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에 하나씩, 모두 두 개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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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평화의 문 성화 점화에서는 마누엘라 디 첸타, 엔리고 파브리스, 구스타브 퇴니, 소피아 고자 등 이탈리아 역대 동계올림픽 영웅들이 밀라노 거리를 이동하며 성화를 봉송했다. 최종 점화주자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씩을 목에 걸었던 데브라 콤파뇨니와 알베르토 톰바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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