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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짧지만 강렬한 '10분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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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짧지만 강렬한 '10분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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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년 내내 열리는 축제다. 멜버른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이벤트는 여행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11월 초가 압권이다. 매년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열리는 '멜버른컵(Melbourne Cup) 경마대회'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경주마 20마리가 3200m 경주를 벌이는 멜버른컵은 전 세계 60여 개국에 생중계되는 호주 최대 축제다.

이 멜버른컵의 역사는 18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초의 우승마는 '아서(Archer)'인 것으로 전해진다. 멜버른컵의 위상은 1930년 호주· 뉴질랜드 최고의 명마였던 파랩(Phar Lap)이 우승하면서 크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파랩은 미국· 캐나다로 원정간 뒤에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영피플&뉴앵글]짧지만 강렬한 '10분의 축제'

멜버른컵이 열리는 날 만큼은 빅토리아주는 물론, 정부기관과 금융시장도 휴무일로 지정한다. 멜버른 시내 곳곳에서 열광의 함성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대회 역시 어김없이 11월 첫째 주 화요일이었던 지난 3일 열렸다. 오후 3시 정각에 시작되는 경주는 1.6㎞ 트랙을 두 바퀴 돌아 결승점에 도착하게 된다. 시간은 10여분.


경주가 진행되는 플래밍톤 경기장에는 이 10분을 즐기기 위해 10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꽉꽉 들어찬다. 경마장을 찾지 못한 상당수 호주인들은 10분 동안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TV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이 시간엔 호주 전국 도로에 인적과 차량이 끊길 정도로 적막이 흐른다. 이처럼 멜버른컵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는 호주 국민 거의 대다수가 메인레이스에 돈을 걸었기 때문이다. 도박을 즐기지 않는 호주인들 조차도 멜버른컵 때만큼은 반드시 돈을 걸고 레이스를 지켜본다.


[영피플&뉴앵글]짧지만 강렬한 '10분의 축제'

하지만 멜버른컵이 이처럼 유명해진 이유가 단지 경마 때문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호주의 저명인사, 연예인들이 패션쇼를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멜버른컵을 참관하러 오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이날 경기장 안은 이들을 취재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레쉬가 터져 된다.


특히 여성들은 갖가지 모양의 화려하고 큼지막한 패션 모자를 쓰고 오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영문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낯 설은 광경이다. 호주에서 9월말부터 10월까지 모자 쇼핑을 하러 다니는 여자들이 많은 것도 이 멜버른컵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귀엽고 화사한 드레스를 갖춰 입으면 'OK'. 남성들은 깔끔한 수트 차림을 즐겨 입는다. 이날 최고의 패션 감각을 보여준 남성과 여성에게는 '최고 패셔니스타'라는 상도 주어진다.


난 아직 한 번도 멜버른컵을 직접 관람하지 못했다. 멜버른컵 날이 항상 시험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를 떠나기 전 한번은 반드시 멜버른컵을 관람할 생각이다. 물론, 누구보다 화려하고 큼지막한 모자에 앙증맞은 드레스를 입고선 말이다.




글= 송경원
정리=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송경원 씨는 현재 멜번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영화, 사진 등에 관심이 많으며, 졸업 후에는 방송사나 언론사에 취업해 '엣지있는' 여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당찬 여성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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