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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서른둘, 20대 때보다 깊고 넓어졌죠"(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눈빛이 마주치기도 전에 고수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고수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우였다.


대여섯 차례의 인터뷰가 이어진 뒤였는데도 그는 피로한 기색 한 번 보이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말을 내뱉는 속도도 느리고 말수도 많지 않았지만 그와의 인터뷰는 꽤나 유쾌했다. 무엇보다 순박하고 진실한 그의 눈은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고수가 군 제대한 지도 벌써 1년 6개월여가 지났다. TV나 스크린을 통해 곧바로 복귀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가 제대 후 맨 처음 선택한 것은 연극무대였다. '돌아온 엄사장'이라는 작품이었다.


"예전부터 무대에 대한 생각은 있었습니다. 출퇴근하는 군생활을 하면서 우연히 극단 분들과 알게 됐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연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 시기가 제대한 뒤였으면 했죠. 제대하면 무조건 연극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영화나 드라마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고수가 연극을 했던 것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기대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연극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각자 스타일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른 개성 강한 사람들이 모여서 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토론을 하는 모습이 좋았다는 것이다. 고수가 그 속에서 배운 건 "진정성"이었다. 물론 술을 즐기는 법도 배웠다.


"제 주량이 소주 반 병입니다. 원래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극단 분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술을 즐기게 됐죠. 그 전엔 맥주도 입을 전혀 안 댔거든요. 지금도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술자리는 즐기는 편이죠. 술버릇이요? 그냥 자요."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하고 연기를 느꼈던 고수가 이번엔 영화로 돌아왔다. 일본 유명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백야행'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강우석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고 손예진·한석규가 고수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어둠의 삶을 살아야 했던 한 남자와 그 두 사람을 좇는 형사의 이야기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땐 원작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 다음에 원작소설이 있고 드라마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걸 봐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이야기한 끝에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를 안 봐도 인물을 이해할 수 있으면 굳이 안 봐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백야행'의 남자 주인공은 연기하기 쉬운 인물이 결코 아니다. 고수가 이 영화에 끌렸던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어떤 상황에 의해 삶의 방향이 송두리째 달라지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 인물에 끌린다"고 말했다. 넓게 보면 영화 '썸'에서 그가 맡았던 인물도 그랬다.


'백야행'은 '썸' 이후 그가 5년 만에 출연하는 작품이다. 고수는 '썸'으로 대종상 신인남우상을 받았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흥행 실패라는 말에 그는 '사람들이 그 작품을 그렇게 기억하는구나'라고 독백처럼 말했다. "열심히 해도 결과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죄책감이 든다거나 힘들지는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언제나 20대일 것만 같았던 고수도 벌써 서른둘이다. 30대의 고수는 20대의 고수에비해 어떻게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과 경험에 의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많아졌고 연기를 표현하는 그릇이 예전보다 넓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무조건 열심히 했던 20대와 달리 지금은 작품에 대하는 자세가 좀더 진지하고 진정성을 갖게 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넓고 깊어진 것, 요점은 그것이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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