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인도네시아의 전통염색천인 '바틱(batik)'을 세계무형문화재로 인정한 데 이어 이번달 말 공식 등재할 계획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9월15일치〉
인도네시아는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일명 '바틱 전쟁'이라고 불렸던 말레이시아와의 바틱 원조 싸움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즉각 10월 2일 하루 동안 모든 국민이 바틱으로 만든 옷을 입도록 요청했다.
자바어로 '인도네시아 남엽'이라는 뜻의 바틱은 인도네시아 여름 패션의 '아이콘'이자 '상징'으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 수십년간 원조 논쟁을 벌이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특히 종교, 언어 등에 있어 비슷한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원조 논쟁에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도대체 바틱이 뭐길래 이처럼 난리일까? 특유의 정교함과 다양한 문양, 아름다운 색상으로 유명한 바틱은 문양을 천에 그려놓고, 남엽(양초)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남엽이 들어간 곳은 염색이 먹지 않기에 여러 색이나 정교한 그림을 그려 넣어 '남엽과 염색 작업의 결정판'으로 칭송받는다.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인도네시아의 '바틱'은 로봇이나 기계로 만든 것보다 오히려 더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염색 방식인 바틱은 수세기 동안 인도네시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들의 바틱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가방에서부터 신발, 모자, 머리띠, 원피스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바틱 아이템'들이 존재한다. 인도네시아의 젊은 아가씨들의 온몸은 바틱으로 치장돼 있으며,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편안 잠옷과 활동복, 심지어는 엣지나는 정장복으로도 바틱 패션을 즐겨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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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리 한복을 사랑한다 해도 명절 외에 입지 않는 반면, 인도네시아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틱으로 치장하고 있으니, 바틱 원조국 싸움에서 말레이시아를 가뿐이 제친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혹시 지금 당장 바틱을 시도하고 싶다면 '바틱 솔'을 어깨에 두르고 멋진 가을 멋쟁이가 돼보는 것은 어떨까?
글= 송은희
정리=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 송은희 씨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을 따라 인도네시아로 갔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아트마자(ATMA JAYA UNIVERSITY)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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