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본시장법 시행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펀드 상품개발이 작년에 비해 반쪽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시중은행 빅5가 올해 판매한 신상품 수는 300여개에 불과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은행이 올해 판매한 신상품을 조사한 결과 총 298개로 나타났다. 평소 한해 700~800여개에 육박한 것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셈이다.
시리즈성 상품인 주가지수연동예금(ELD) 국민 29개, 우리 15개, 하나 26개, 신한 15개, 외환 14개는 제외했다.
상품 종류별로는 보험상품이 73개, 예금상품이 53개(인터넷 공구 포함) 대출상품이 51개 순으로 올해 선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펀드의 몰락이다. 올해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글로벌 금융위기 따라 펀드 상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은행들이 신상품 개발을 극도로 꺼린 것.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피해가 컸던 탓인지 지난해 33개에 이르는 펀드 신상품 개발이 올해는 2개로 대폭 줄었다.
또 외환은행도 지난 해 67개에 달했던 펀드 신상품이 올해는 28개로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은행은 자본시장법 시행보다는 펀드 라인업이 거의 완성됐기 때문이라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펀드수요는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신한은행도 30개에서 22개로 줄었으며 하나은행도 38개에서 20개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와 기준조건이 까다로워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인해 펀드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원들은 까다로워진 상품구조에 불만이 많다.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직원들에게 판매 할당이 떨어져 실적 채우기에 급급함 하루가 멀다하고 발매하는 금융상품을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모 은행의 경우 신입 행원 때부터 2년 동안 기본 상품교육, 보수교육, 집합연수 등을 통해 100여 가지 금융상품을 배운다. 간부가 돼서도 상품 교육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한편 경쟁사 상품 베끼기는 여전했다. 인기가 끄는 테마가 있으면 모든 은행에서 관련상품을 만들어 낼 정도다. 올해는 녹색상품, 급여통장 등 유사한 상품 개발 경쟁이 치열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트랜드와 니즈에 맞추다보면 비슷한 상품이 나오게 된다"면서도 "은행들끼리 상품 구조를 베끼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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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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