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필수의 대박과 쪽박사이
$pos="L";$title="";$txt="";$size="250,110,0";$no="2009101307282737884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국보 1호 남대문이 어이없는 방화로 불탔을 때도, 태안 앞바다에 유조선이 침몰해 서해바다가 기름에 뒤덮였을 때도 남몰래 미소짓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증시의 테마주 투자자들이 바로 주인공인데요.
미국의 상징이라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이 '가미가제'식 비행기 자폭 테러에 무너졌을 때도,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침공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증시는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건물처럼 폭락했지만 이때도 오른 종목이 있었으니 바로 전쟁 관련주들이었습니다.
당시 전쟁테마주로 올랐던 종목 중 가장 특이했던 종목은 콘돔제조업체 유니더스였습니다. 전쟁이 나면 군인들이 콘돔을 많이 쓴다며 올랐는데요. 이슬람권에서 웬 콘돔이냐는 반론이 나오자 미군 병사들은 총기에 모래가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콘돔으로 총구를 덮어둔다더라는 반박논리까지 나왔습니다.
올해 시장에서 가장 아픈 테마의 주제는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플루'입니다. '돼지독감'이란 이름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새로운 위험한 전염병이 발생했단 소식에 형성된 테마주는 병명이 바뀌고 발병 국가가 늘수록 테마주의 갯수도 늘었습니다. 급기야 국내에도 이 병이 상륙하자 테마주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당시 이들 테마주에 투자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망자가 한 사람 나오면 대박이겠는걸..."이라는 무서운 기대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인기드라마에도 출연했던 인기그룹의 한 아이돌 스타가 일본에서 신종플루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는 기사에 "저 친구가 어떻게 되면..."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들이 농담을 가장해 돌았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생후 2개월짜리 영아가 신종플루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증시의 발빠른 선수들은 역시 이 뉴스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영유아용 귀체온계와 마스크를 생산하는 업체의 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를 발굴하는 기민함을 보였습니다. 모아베이비란 업체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다는 큐앤에스가 발빠른 투자자들이 찾아낸 종목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큐앤에스는 반짝 상승하다 밀렸습니다.)
어떤 이들은 코스닥을 국가 공인의 거대한 도박장이라고 합니다. 전쟁 났을때 콘돔회사 주식을 사고, 북한이 미사일 쏘면 우주항공 테마를 사고, 신종플루 소식에 열광하는 이들에겐 이 말이 맞는 것일 수 있을 듯 합니다. '돈만 많이 번다면 무슨 상관이냐'는 이들에겐 코스닥이 증권시장이냐, 도박장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완벽한 '제로섬' 게임의 장인 도박장과 달라야 합니다. 코스닥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이 취약한 기업들에게 자금의 젖줄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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