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5거래일만에 매수세 전환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지난 8월부터 10월 초까지 매도세를 고집하던 연기금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또하나의 수급 주체로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를 이끄는 데 한 몫했다. 지난 8일에도 660억원 가량을 사들여 막판 반등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연기금은 지난 8월3일부터 10월1일까지 무려 44거래일간 장기간 매도 행진을 지속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장기간의 매도세였다.
5일 45거래일만에 322억원의 매수에 나선 연기금은 8일 사흘만에 재차 매수에 나서더니 이틀째 매수세를 지속, 장기간 '팔자'를 고집한 연기금이 매도세에서 일단 벗어났음을 확인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적인 기금운용 계획을 세워놓고 그 그림에 맞춰가고 있는 것일 뿐 시각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 비중에 대해 15.2%의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내년도에는 16.6%로 소폭 늘린다는 목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만 보고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거칠었던 매도 공세가 끝났다는 점에는 안도할 만 하다"면서 "사학연금 등도 주식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만큼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공산이 크다"고 추정했다.
현재 국내증시가 60일선의 지지를 테스트한 지 하루만에 5일선을 돌파하는 등 중요한 분기점에 놓인 상황에서 연기금이 매수에 가세할 경우 코스피 시장의 상승탄력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연기금 뿐 아니라 여타 수급여건의 개선도 엿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9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 사흘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기관이 지속적인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환매압박에 따른 '매수여력 소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환매가 주춤해지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살아나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9일과 12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물을 내놨지만, 프로그램 매물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12일 오전 11시 현재 기금이 73억원의 매도세를 기록하며 다시 '팔자'에 나선 만큼 매수세로 완전히 돌아선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고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다는 점 등은 이들의 매수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해 운용수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식부문의 운용 수익은 14조 1538억원이며, 운용 수익률은 35.0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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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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