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이 시리아와의 수년간의 적대관계를 깨고 7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다마스커스를 전격 방문했다.
지난달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사우디의 한 대학 개교식에 참석한데 이어 양국 정상이 다시 다마스커스에서 다시 만난 것.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간의 만남을 '미국의 친구' 사우디와 '이란의 친구' 시리아가 만난 것이라는 설명했다. 그간 사우디와 시리아 관계는 미국과 이란간의 중동지역 패권을 둔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시리아는 이란과 함께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며 레바논에서 강경파 히즈볼라를 지원했었다. 반면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는 레바논의 '3.14 동맹'의 사드 알 하리리 그룹을 지지해 왔었다.
◇ 시리아에 대한 포용정책의 성과
일각에서는 최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이란과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가 추진했던 시리아에 대한 포용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핵을 둘러싼 이란의 야심에 긴장한 미국과 미국의 아랍 동맹국들이 시리아에 대한 포용정책이 추진해 왔는데, 때마침 최근 시리아의 실용주의 외교정책이 맞장구를 치면서 해빙무드를 만들어 냈다는 설명이다.
시리아 집권당인 바아쓰(Baath) 당의 국회의원 움란 자우비는 "시리아가 이란 대신 사우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각국과의 관계는 구별되는 것이며 시리아는 이란과 사우디와 동시에 긴밀한 유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랍권의 단결 진전.. "시리아-이란 관계 소원하게 만들 것"
다른 한편에서는 올해 1월 이스라엘의 22일간 가자지역 공습이후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아랍연맹' 회의에서 주창한 '아랍권의 단결'이 일정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하기도 한다.
두바이의 독립연구기관 걸프리서치센터(GRC)의 무스타파 알라니 박사는 "압둘라 국왕이 시리아에 '지금이 아랍권으로 돌아오기 좋은 시기다. 이제 아랍국가답게 행동해라'라고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사우디와 시리아의 만남은 전략적인 수준에서 시리와와 이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시리아, 양국간의 이번 해빙무드는 어느 정도 예상되던 일이었다. 미국과 사우디는 올해 들어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다시 파견하겠다고 밝혀 화해 제스처를 보냈었다.
특히 시리아는 올해 여름 치러진 레바논의 총선에서 개입하지 않아 선거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지난 여름 실시된 레바논 총선에서 사우디가 지지하는 하리리 그룹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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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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