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효식] KAIST가 지난해 정부수탁연구비 등 일반회계 자금과 기금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가 614억원의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KAIST는 지난해 일반회계와 발전기금 등에서 1181억원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가 614억7700여만원(52.0%)의 평가 손실을 봤다. 대규모 손실을 본 투자금 가운데는 국민 세금인 정부연구비와 민간수탁연구비 등 453억원이 포함됐다. KAIST는 또 가격변동 위험이 큰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와 같은 파생상품에도 투자했다가 2008~2009년 만기 환매로 80억원의 확정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위험한’ 투자는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종합감사와 올해 3월 결산보고 때도 그대로 넘어갔다가 국회 결산심사과정에서 적발돼 당시 행정처장을 포함해 직원 3명이 감봉과 전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KAIST는 2003년 이후 일반회계와 석좌교수 기금, 발전기금 등 모두 2000여억원을 주식형·채권형 펀드에 투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권 의원은 “독자 자산운용사를 두고 수조원대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하버드대 등 외국 대학들처럼 우리 대학들도 자산운용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의 연구개발(R&D) 투자는 계속 늘려야겠지만 교과부는 연구비의 사후 집행실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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