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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방송 자제 방침, 가요계는 어떻게 볼까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YG엔터테인먼트가 "일주일에 방송 하나" 원칙을 내걸고 방송 횟수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반기는 분위기다.


방송국이 가요계를 쥐고 흔드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데에 다같이 뜻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YG의 양현석 대표는 "그동안 소속 가수들이 무리한 방송 스케줄이 쫓기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껴왔다"며 2NE1의 데뷔무대부터 방송 무대에 '선별적'으로 오르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2NE1과 지드래곤은 MBC 무대에 한번도 서지 않는 기록도 남겼다. KBS 2FM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사견을 밝히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가 보이콧을 당했다 화해하기도 했다. 가요계 안팎으로 YG의 이러한 '도발'은 화제를 낳고 있다.


이를 보는 다른 매니저들의 심경은 일단 '부러움'이다. '을'의 입장인 기획사가 방송사의 러브콜을 고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 스케줄에 쫓겨 몸살을 앓는 가수들이 보다 여유를 갖고 원하는 무대에만 설 수 있으면 보다 양질의 공연을 선보일 수가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일단 음반이 성공을 하면, 일주일에 3일 이상은 하루종일 방송국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 예능 출연을 부탁해오면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피디들의 섭외는 상당히 집요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YG엔터테인먼트가 방송국에 휘둘리지 않고 큰 인기를 모은다면, 다른 제작자에게도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어디 가서 티를 낼 순 없지만, 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자도 "이제 스타파워가 커지면서 기획사의 입지가 좋아지고 있는데, 방송국에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방송 출연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노래의 힘으로 큰 인기를 모으는 것은 거의 모든 제작자의 로망"이라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담보'로 해야 음악 프로그램에 마음껏 출연할 수 있는 관례도 일부 있다. 한 가수는 "예능에 출연하는 게 죽도록 싫었지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위해서는 이를 감내해야 했다"고 고백한 바있다.


시상식에서도 수상자 선정에 있어 '방송사 기여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방송가의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방송사 기여도란 피디의 섭외에 가수가 얼마나 적극적이었나 하는 부분이다.


평단은 이같은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YG의 방침이 그 단초를 제공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대중문화 평론가 탁현민씨는 "몇몇 방송사의 보이콧 사례를 보고 이상했다. 방송국이 사기업도 아닌데, 맘에 안들면 음악을 안틀어줘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물론 음악 선정은 프로그램 제작자의 역량이겠지만 그 자율권도 합리적인 범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이콧 사유도 참 사소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가수가 음악 프로그램만 나가려고 하는 게 왜 문제인가. 가수가 예능에 나가 주절주절 안하고 음악만 하겠다는데 박수쳐줘야지. 꼬장꼬장하게 고집 지키며 어려운 길 가겠다는데, 자기 프로그램에 안나왔다는 이유로 보이콧이라면 그 이유가 참 박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YG를 둘러싼 잡음은 대중문화가 미디어에 종속돼야 한다는 생각의 발로인 것 같다"면서 "결국 헤게모니 싸움으로 가는 것인데,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는 YG의 입장은 지지한다"고 밝혔다.


음악 평론가 김작가도 YG의 방침을 '의미있는 행보'로 봤다. 그는 "대형 기획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도 같다"면서 "지나치게 방송 의존적인 한국 대중음악계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어떤 분야보다 기획사의 영향력이 막강한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또 TV 예능을 비롯해서 아이돌의 출연히 절실한 지금의 방송계 분위기라면 방송사가 기획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수들이 음악 대신 예능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기존의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물론 지금 당장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기엔 무리라는 의견이다. 그는 "다른 음악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콘서트 문화를 일궈나가는 등의 대안 마련이 없다면 (궁극적인 방송으로부터의 독립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획사측에 불리하다 해서 출연을 거부하는 등, 권력 싸움으로 비화되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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