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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나비①]김용균 감독 "명성황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인터뷰)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제작 준비부터 개봉까지 만 4년이 걸린 작품이다. 김용균 감독이 처음 연출 제의를 받았던 것이 2005년 11월이었으니 정확히 말하면 3년 10개월이 소요된 셈이다.


"야설록의 원작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화하려는 움직임이 몇 군데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세 군데 이상이었을 겁니다. 꽤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까지 나와서 캐스팅까지 됐는데 예산 문제로 좌초됐죠. 싸이더스FNH의 김미희 대표가 판을 짜서 제가 연출할 수 있게 만들어주셨어요."

◆ "명성황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원래 명성황후 민자영(수애 분)과 호위무사 무명(조승우 분) 외에도 명성황후의 오른팔이자 두 사람을 연결해주는 인물인 함선이라는 인물이 있다. 민자영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져가는 무명을 돕는 인물이다.

"원작에 충실하자면 버릴 수 없는 캐릭터였지만 함선을 등장시키면 주인공의 비중이 너무 작아질 것 같아서 자영과 무명의 관계에만 집중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하기에 시나리오를 쓰는 작업 자체도 쉽지 않았다. 사실과 허구를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 것은 김용균 감독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다. 그는 "비록 허구를 그리고 있지만 실존인물이다 보니 본질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사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행히 그 당시 새로운 사료들이 많이 등장해 고종이나 명성황후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극중 명성황후와 첨예하게 대립하던 대원군이 결국에는 며느리를 살리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바라보는 역사적 관점은 허구 속에서도 새로운 생명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 "판타지 액션, 내가 관객으로서 보고 싶었던 것"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시각적인 쾌감을 자극하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자극의 수준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특히 광화문 앞 풍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살린 부분은 여지껏 사극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을 연출한다. 김용균 감독과 드라마 '궁', 영화 '혈의 누'에 참여한 민언옥 미술감독의 합작품이다.


"볼거리를 위해 무리해서 막 채워넣었던 것은 아닙니다. 민 감독에게 노하우가 있으니 가능했던 일이죠. 광화문을 그러한 크기로 재현한 걸 두고 주위에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 시절의 공간감과 미장센,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조선시대 말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과 차별성을 갖는 지점은 판타지 액션 장르의 대담한 차용이다. 김용균 감독은 "시대극의 틀을 빌려와서 현대의 재료를 섞어서 비주얼을 새롭게 꾸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혹자는 게임 동영상 같다고도 하고 영화 '300'이 연상된다고도 했다.


"할리우드 영화 '300' 같은 느낌은 의도적으로 살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제가 관객으로서 보고 싶었던 액션을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저는 '와호장룡'도 '영웅'도 좋아하지만 중국 액션영화나 일본 액션영화와는 다른 것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출발은 고전적인 것이었지만 좀 더 참신하게 접근해보고자 했죠. 현실에서 재현해낼 수 없는 불가능한 앵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 "정사장면, 반드시 필요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고종(김영민 분)과 명성황후의 정사 장면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노출 수위 등으로 인해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다. 김용균 감독은 명성황후의 측면 전라가 등장하는 이 장면이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했습니다. 수애와도 오랫동안 이야기를 한 후 결정했죠. 고종과 명성황후, 무명의 감정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이다. 김용균 감독도 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명성황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명성황후를 너무 추앙해서 흠집을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저는 단지 편협한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보시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와니와 준하' '분홍신' 등 비교적 작은 영화를 연출해온 김용균 감독에게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무척 큰 영화다. 총 제작비만 95억원이 투입됐다. 대작을 연출하는 데 있어서 부담이 없지는 않겠지만 김용균 감독은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고 마인드콘트롤을 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나 예산 문제에 있어서 베테랑 스태프와 작업하며 만족스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 결과물을 24일부터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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