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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주유소 늘려 기름값 잡는다

[아시아경제신문 이경호 기자]휘발유 값을 낮추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정부가 이번에는 농협주유소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NH오일 주유소를 단계적으로 1300개까지 늘려 그동안 꾸준지 지적돼던 석유제품 시장의 독과점체제를 깨고 휘발유 가격을 하향 안정시키기로 한 것이다.


NH오일 주유소가 확대되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60원가량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유가환급금 지급 등은 나라 곳간만 축낼 것으로 판단한 정부로서는 기존 4대 정유사가 96%를 점유하는 주유소시장에 농협을 대항마로 키워 저렴한 휘발유를 시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국 411곳의 농협 직영 주유소는 물론, 농협 소유가 아닌 도시지역의 민간 주유소 900여곳도 'NH오일'의 폴사인을 쓰도록 해 전국 주유소의 10%가량이 이 회사 폴사인을 쓰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411개 주유소 가운데 NH오일 폴사인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1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SK나 GS칼텍스ㆍ에쓰오일ㆍ현대오일뱅크 등 일반 정유사의 폴사인을 사용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NH오일 폴사인을 쓰는 주유소들이 늘어날 경우, 정유사나 수입사를 상대로 경쟁입찰방식으로 물량을 공동구매함으로써 석유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 필요한 유류물량을 정유사들을 상대로 경쟁입찰을 실시해, 가장 낮은 가격에 공동구매해 'NH-오일'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정유사가 일반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L당 20원 가량 저렴하다.


김영학 지식경제부 차관은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1차로 411곳과 2차로 일반 주유소 900여곳이 추가로 참여해 1300곳으로 늘어나면 주유소시장에서 10%를 점유하게 된다"면서 "이 경우 농협주유소의 휘발유 매입원가는 L당 20원 절감에서 L당 60원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고양유통센터의 농협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인근 보다 L당 60원 저렴하다


김 차관은 대신 점유율 하락과 매출 감소를 우려한 정유사가 가격담합을 하거나 주유소에 대한 유무형의 압력을 가할 경우에 대비해 집중적인 감시를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경부ㆍ농림수산식품부ㆍ농협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관계법령 정비를 포함해 농협주유소 확대, 유류공동구매방안, 일반주유소 참여요령 등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이 일반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농협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법을 개정하기 전에도 정부와 농협이 합동으로 민간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경제체제에서 정부가 농협을 통해 사(私)기업을 견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며 "현재 휘발유 평균가격에서 강남구가 L당 1806원, 도봉구가 1681원으로 1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L당 60원 싸다는 것이 기존 주유소를 유인하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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